“고민끝에 더민주 남기로” 봉합… 주류가 수정한 비례 명부 수용
‘운동권 정당 수술’ 한계 드러내
사퇴 가능성이 제기됐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김종인 대표가 23일 당 잔류를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가 2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름대로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며 “고민 끝에 이 당에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대표가 당 중앙위원회가 수정한 비례대표 후보 명부를 그대로 수용함으로써 당내 친노(친노무현)·운동권 세력과 어정쩡한 동거를 하게 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대표는 당초 당선 안정권에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 중심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만들었지만 당 중앙위는 당헌 위반 논란을 앞세워 이를 거부하고, 운동권 출신 인사를 대거 명부에 올렸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총선이 끝나고 대선에 임할 때 현재와 같은 일부 세력의 정체성 논쟁을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은 요원하다”고 했다.
김 대표의 최측근 인사인 주진형 당 정책공약단 부단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은 정권 교체를 위해 화장을 할 것인지, 수술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당 주류는) 김 대표에게 화장을 주문했지만 의사는 수술을 하려는 마음을 버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총선 이후에도 당을 이끌며 당의 개혁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친노·운동권 세력과의 힘겨루기에서 이른바 ‘바지 사장’의 한계를 드러낸 만큼 그가 내세웠던 ‘탈(脫)운동권 수권정당’으로의 탈바꿈 또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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