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劉, 이제는 당에 애착없다는 증거”

[총선 D-20]유승민 탈당
靑 “여당이 더 일찍 정리했어야”… 대구 동을 이재만 단수추천될 듯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로 인해 대구 동을은 이재만 후보의 단수추천이 확실시됐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23일 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의 단수추천 여부에 대해 “아무래도 혼자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도 공관위는 유 전 원내대표의 공천 여부를 결정짓지 않아 사실상 ‘셀프 컷오프(경선 배제)’를 종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유 전 원내대표가 당 정체성에 위반된 게 한두 건이 아니다”라며 “시간을 충분히 줬는데도 불구하고 저런 선택(탈당 및 무소속 출마)을 기어코 했으면 이제는 당에 애착이 없는 사람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공관위의 시각은 (유 전 원내대표가) 반드시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는 게 중요하냐는 문제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공관위 내부에서는 유 전 원내대표의 경선을 점치는 기류가 지배적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관위원은 “우리가 유 전 원내대표를 자르기 싫어서 안 자르는 게 아니라 자르기 무서워서 안 자르는 것”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물론 경선을 주장하는 공관위원도 있었다”면서도 “반대로 정체성 문제 때문에 절대 (공천을 줘선) 안 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내일(24일) 오전 다시 회의를 하기로 했다”면서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에 표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일부 공관위원들이 이 전 구청장 단수추천을 반대하는 가운데 표결을 통해서라도 강행하겠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유 전 원내대표 공천 문제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파장이 너무 커진 데 대해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은 지난해 6월 ‘배신의 정치’ 발언으로 확고하게 정리된 것”이라며 “당에서 더 일찍 이 문제를 정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