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5일 서울 은평을, 서울 송파을, 대구 동을에 총선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최종 방침을 내놓자 출마가 좌절된 후보들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서울 송파을은 현역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이다. 무공천 지역 3곳 중 유일하게 현역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 곳이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고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공천하지 않은 것이다.
유 전 위원은 대표적인 ‘원외 진박(진짜 친박근혜)’으로 분류된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네거티브 대응팀’에서 활동했으며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기도 했다. 2004년부터 경기 군포에서 세 차례 총선에 출마했지만 모두 떨어졌던 그는 이번에 친박계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 송파을에 단수 후보로 추천됐지만 결국 출마 자체가 봉쇄된 셈이다. 이곳은 당내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여 온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유 전 위원을 공천하더라도 본선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역시 ‘진박’ 인사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을 살리는 조건으로 친박계 지도부가 김무성 대표와 ‘절반’의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희생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유 전 위원은 “당의 결정인 만큼 받아들이겠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대구 동을의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서울 은평을의 유재길 전 은평미래연대 대표는 “김 대표가 참정권을 침해한 것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공천이 보류됐던 지역구 6곳 중 유일하게 대구 지역에서 탈락한 이 전 구청장은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정말 분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무공천 지역 발표 직후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사를 항의 방문했지만 문전박대를 당했다. 이 전 구청장은 “예비후보로서 선거운동을 약 5개월 동안 해왔는데 어떻게 출마를 아예 못 하도록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서울 은평을)에 투입됐던 유 전 대표도 “정치 신인의 참정권을 침해한 이 결정이 과연 김 대표가 말하는 정의이고 민주주의냐”며 반발했다. 유 전 대표는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의 친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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