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갑은 2000년 16대 총선 이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한 차례씩 번갈아 승리한 지역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선됐다. 4·13총선에서도 이 공식이 이어질지 깨질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안대희 최고위원에게 밀려 컷오프(공천 배제) 된 강승규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가 변수다.
안 최고위원은 27일 “분열이 되면 상대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준다”며 “하나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노 의원(35.7%)은 안 최고위원(28.1%)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 간 지지율 격차는 이 지역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강 전 의원(10.3%) 지지율보다 적다. 정당 지지도에선 새누리당(35.9%)이 더민주당(20.1%)보다 높은 만큼 안 최고위원으로서는 강 전 의원의 지지율을 흡수해 여권을 결집시키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 전 의원은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4월 13일까지 무조건 간다”고 잘라 말했다.
노 의원은 여권 분열로 인한 반사이익보다 끝까지 책임 있게 일할 일꾼이 누구냐를 앞세우겠다고 주장했다.
○경기 수원무 더민주 김진표-與 정미경, 오차범위내 접전
‘경기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원은 올해 총선에서 처음으로 ‘무’ 선거구가 탄생했다. 수원을에서 재선을 한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과 수원정에서 3선을 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전 의원이 선거구를 옮겨 이곳에서 첫 대결을 벌인다. 여기에 국민의당 김용석 후보와 민중연합당 김식 후보까지 가세해 ‘1여(與) 3야(野)’ 구도로 선거가 치러진다.
야권 분열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에서는 김 전 의원이 31.4%로 정 의원(27.6%)을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한 차로 앞섰다. 국민의당 김 후보는 7.8%였다. 김 전 의원은 “제가 수원을 위해 비행장 이전,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등 큰 성과를 냈다는 것을 주민들이 잘 알고 있다”며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킬 큰 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집권 여당 의원으로서 지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당 지지율에선 새누리당(32.5%)이 더민주당(23.3%)을 오차범위 밖인 9.2%포인트 앞서 있어 야권 후보 간 단일화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김 후보는 “시대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연대나 단일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을 ‘노무현 비서관’ 김경수, ‘천하장사’ 이만기 앞서
‘천하장사’ 출신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맞붙은 경남 김해을에서는 김 후보가 44.6%를 얻어 이 후보(28.8%)를 오차범위 밖인 15.8%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김해을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김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린다. 야권 후보가 단일화되면서 여야 간 일대일 구도가 형성된 덕분에 김 후보의 지지율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대별로 김 후보는 40대에서 56.4%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2002년 대선 당시 20대 후반∼30대 초반으로 당시 ‘노풍(盧風)’을 일으켰던 세대다. 반면 이 후보의 연령별 지지율은 전통적인 여당 지지층인 60대 이상(53.6%)에서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이 32.9%로 가장 높았지만 더민주당은 27.7%나 됐다. 정의당은 6.7%였다. 야권 정당 지지율을 합치면 새누리당을 앞선다. 김 후보는 “선거일이 다가오면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이 후보는 “김해에 대한 진심이 알려진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 ‘호남 유일 與의원’ 이정현, 20대서만 지지율 선두
전남 순천은 호남 유일의 새누리당 소속인 이정현 의원이 다시 한 번 당선을 노리는 곳이다. 이 의원은 2014년 7·30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하며 18년 만에 호남에서 새누리당 깃발을 꽂았다. 이에 맞서 순천시장을 두 차례 지낸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가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과하고 더민주당의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노 후보가 37.0%의 지지율을 얻어 이 의원(22.0%)을 15.0%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는 13.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노 후보는 연령별 지지율에서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3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위를 달렸다.
이 같은 결과는 전통적으로 야권의 텃밭이었던 호남의 특성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당 지지율에서 더민주당은 39.4%를 얻어 국민의당(20.2%), 새누리당(8.9%)을 여유 있게 제쳤다. 노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불만이 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 의원 측은 “당의 내홍으로 지지를 유보하는 시민들이 늘었지만 지난 2년간 순천을 비롯한 호남 전체를 위해 노력한 점을 알아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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