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3일 쏴 올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두고 남북한의 평가가 갈리고 있다.
북한은 이번 SLBM 발사가 대성공이라고 주장했다. 수중사출은 물론이고 미사일 자세제어와 추진체 점화, 단(段) 분리, 핵 기폭장치 폭발 등 SLBM의 핵심 기술과 성능이 완벽하게 입증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이 공개한 시험발사 사진 속 SLBM 추진체의 화염 크기와 색깔이 과거 사출시험 때와 확연히 다르다.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발동기(고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를 사용했다는 북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북한의 과거 SLBM 발사 때에는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사용된 옛 러시아제 R-27 추진체(액체연료 로켓)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최근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 이후 SLBM에 새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실어 첫 테스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도탄 냉발사체계(콜드론치·cold launch)의 안정성과 탄도탄 수직비행 체제에서의 비행동력학적 특성을 확증했다’는 북측의 주장도 사실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 군은 수중사출과 자세제어 등에서 일부 기술적 진보를 보였지만 총체적으론 실패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선 SLBM이 발사 직후 비정상적 궤도로 비행한 점에 주목한다.
최소 300∼500km를 날아갈 수 있는 SLBM의 추진체가 고작 30여 km를 비행한 것은 실패를 예상하고 고체연료를 극히 일부만 넣었거나 비행 중 중대 결함이 생겼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SLBM의 단 분리가 우리 군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았고, 최소 100km 이상의 고도에서 하는 핵 기폭장치(핵물질을 뺀 핵탄두)의 폭발시험을 수 km 고도에서 했다는 주장도 믿기 힘든 대목이다. 2단 고체연료로 더 큰 탄도탄을 만들더라도 북한의 잠수함이 충분히 크지 않아 안정적인 사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SLBM이 약 30km를 날아간 뒤 공중 폭발한 것이 고의적 파괴보다는 오작동일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SLBM 발사는 인민군 창건기념일(25일)을 앞두고 무수단 IRBM 발사 실패 만회와 5월 초 당 대회 자축용 ‘김정은식 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당분간 북한은 SLBM의 추가 발사와 성능 보완으로 사거리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300∼500km급 SLBM을 1, 2년 안에 실전배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명수 북한군 총참모장은 인민군 창건 84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중앙보고대회에서 “미제와 괴뢰 호전광들이 혁명의 최고 수뇌부를 노리는 핵도발 망동을 계속 부린다면 경고나 사전통고 없이 하늘과 땅, 해상과 수중에서 가장 처절한 징벌의 선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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