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만 400여 명이 참석해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가 진행된 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양국이 서로 으르렁거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중국이 미국과의 양자 간 투자협정(BIT)을 조속히 체결하기 위해 자국 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세 번째 ‘네거티브 리스트’를 다음 주 중 미국에 제시하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 측 대표인 왕양(汪洋) 부총리는 6일 개막식에서 이런 계획을 밝혔고, 양국의 BIT 협상대표는 다음 주 미국 워싱턴에서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미중은 2008년 BIT 협상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24차례에 걸쳐 협의했지만 투자시장 개방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중국은 미국에 2500억 위안(약 44조2000억 원)의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쿼터도 배정하기로 했다.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은 “중국이 과잉 상태인 철강 생산을 줄이고 자국 화폐의 평가절하에 나서지 않으며, 수익성이 없는 ‘좀비 기업’은 정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7일 “양국 고위 당국자들은 6일 ‘기후변화특별공동회의’를 열고 기후변화, 해양환경 등 덜 민감한 분야에서는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지도자들은 첨예한 갈등 속에서도 한편으론 협력을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6일 개막 연설에서 “양국이 (1979년) 수교를 한 후 37년간 협력을 부단히 확대해 양국 인민이 큰 이익을 봤다”고 말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시절에 많이 사용된 “태평양은 넓어서 미국과 중국을 다 포용할 수 있다”는 구절도 다시 등장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6일 전략경제대화에 보낸 서면 메시지에서 “전략경제대화를 통해 양국이 안전과 경제 문제 등 세계적으로 긴박한 현안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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