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8일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배분에 합의하면서 20대 국회는 9일 본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원을 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주요 상임위를 지켜내는 실리를 챙겼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차지하면서 국회 권력이 여에서 야로 이동했다는 상징성을 얻어냈다. 국민의당은 제3당 역할론을 부각시켰다. 원(院) 구성이 이뤄짐에 따라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누가 할지 관심이 쏠린다.
○ 더민주, 국회의장 4파전 속 ‘2강 2약’
국회의장을 갖게 된 더민주당은 9일 오전 11시 의원총회에서 경선을 통해 국회의장 후보를 가린다. 경선은 결선투표 없이 최다득표자가 후보가 된다. 6선의 문희상 이석현 정세균 의원과 5선 박병석 의원의 4파전이다. 5선의 원혜영 의원은 8일 경선 참여 포기를 선언했다.
더민주당 내부에서는 문 의원과 정 의원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이, 박 의원이 추격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 많다. 문 의원 측과 정 의원 측은 각각 “우리가 5∼7표 앞선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 주류이자 다수를 점하는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표가 누구에게 향할지가 관건이다. 이 의원은 “의원을 지내는 내내 계파와 무관했다”는 점을, 박 의원은 “대선을 위해 충청권 의장이 나와야 한다”는 점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나눠 갖게 된 국회부의장 경쟁도 치열하다.
새누리당은 5선의 심재철 의원과 4선의 김정훈 의원이 나섰다. 심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껏 의장단은 다선 의원이 선출돼왔던 관행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도 통화에서 “의장을 야당에 내준 비상상황에서 정부 및 야당과 전략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인물이 부의장직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서는 4선의 박주선 조배숙 의원이 경쟁하고 있다. 당내에선 창당 주역 중 한 명으로 최고위원인 박 의원이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맞서 조 의원은 “첫 여성 부의장을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인기 상임위원장 경쟁 치열
새누리당에서는 ‘상원’이라 불리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에 법조인 출신인 여상규 홍일표 의원 등이 거론된다. 당초 유력하게 거론됐던 권성동 의원은 최근 당 사무총장에 임명돼 위원장을 맡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재정 및 경제 정책 등을 다루는 기획재정위원장으로는 경제통 3선인 이종구 이혜훈 의원이 거론된다. 금융 및 공정거래 등을 다루는 정무위원장은 서울에서 3선 고지에 오른 김성태 김용태 의원이 꼽힌다. 안전행정위원장으로는 조원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이명수 유재중 의원의 이름도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에는 신상진 의원이 꼽힌다.
상대적으로 ‘알짜 위원회’를 적게 확보한 더민주당에서는 예결특위원장과 국토교통위원장을 놓고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위원장은 4선의 조정식 의원, 여성인 3선의 김현미 의원 등이 경합할 것으로 보인다. 예결특위원장에는 안민석 의원(4선) 등이 거론되지만 “총선에서 참패한 호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에 따라 호남 유일의 3선인 이춘석 의원이 순번을 뛰어넘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외교통일위원장은 심재권 의원이, 보건복지위원장은 양승조 의원이 유력하다. 다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환경노동위원장은 ‘구인난’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당의 상임위원장 두 자리에는 당내 2명뿐인 3선 의원이 배치될 예정이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는 유성엽 의원이, 산업통상자원위원장에는 장병완 의원이 사실상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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