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EU탈퇴 투표 D-10]고소득 노년층 브렉시트 지지 많아
일자리 위협받는 청년층은 “반대”
英 탈퇴 땐 연쇄 EU이탈 가능성… 스코틀랜드 등 독립 목소리 커질듯
23일 실시되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는 영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뿐 아니라 정치적 통합의 미래까지 달린 중요한 선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덴마크, 네덜란드, 폴란드 등 다른 EU 회원국들의 연쇄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영국 연방을 구성하는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의 독립으로까지 불똥이 튀어 영국이 ‘리틀 잉글랜드(Little England)’로 전락할 수도 있다. 1975년 영국의 유럽경제공동체(EEC) 찬반 국민투표 이후 41년 만에 실시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여론조사와 베팅업체 예상은 일치하나.
A. 여론조사는 ‘EU 잔류’와 ‘EU 탈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시계(視界) 제로의 ‘혼전’ 양상이다. 하지만 도박업체는 한결같이 잔류 가능성을 높게 본다. 민간 싱크탱크 ‘영국이 생각하는 것(What UK Thinks)’이 이달 3∼9일 실시된 최근 6개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부동표 제외), 잔류와 탈퇴 지지가 50%로 똑같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조사(9일)에선 탈퇴(55%)가 잔류보다 10%포인트나 앞섰다. 반면 11일 영국 ‘선데이옵서버’ 신문 여론조사에선 잔류(44%)가 탈퇴(42%)보다 앞섰다. 반면 브렉시트 종목을 개설한 유럽 베팅업체 20곳은 모두 잔류보다 탈퇴에 높은 배당률을 제시한다. 배당률이 높을수록 확률은 낮다는 뜻이다.
Q. 찬성과 반대 누가 주도하나. A. 영국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모리에 따르면 55세 이상은 64%가 브렉시트에 찬성했으나 18∼34세의 청년층에서는 찬성 비율이 24%에 그쳤다. 소득별로도 중산층 이상의 찬성률이 저소득층보다 월등히 높다. 영국의 고소득 노년층이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것은 금융소득에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남유럽 재정위기 이후 EU가 금융규제를 강화해 영국의 금융산업이 위축된 것을 불만스럽게 여긴다. 반면 임금에 의존하는 저소득 청년층은 영국의 대외무역 중 절반을 차지하는 EU와의 교역이 위축되면 자신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돼 브렉시트에 반대한다.
Q. 영국은 리틀 잉글랜드가 될 것인가.
A.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독립 열망을 갖고 있는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영국 연방에서 분리될 수 있다. 실제로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최근 BBC 인터뷰에서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스코틀랜드는 영국에서의 독립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Q. 브렉시트가 EU 붕괴로 이어질까.
A. 영국이 EU에서 탈퇴할 경우 ‘덴시트’(덴마크 EU 탈퇴), ‘첵시트’(체코의 EU 탈퇴)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 등 유럽 전역으로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확산될 수 있다. 최근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EU 10개국 주민 1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EU에 ‘비호감’이라는 사람이 47%나 돼 회원국이 연쇄 이탈할 경우엔 EU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Q. 영국과 EU 관계는 어떻게 되나.
A. 23일 EU 탈퇴 결정이 날 경우 EU의 기본법 격인 리스본조약 제50조에 따라 영국은 2년 동안 27개 EU 회원국들과 관계를 정립하는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영국은 EU 회원국들과 개별 협정을 맺고 EU 단일 시장에 참가한 스위스나 노르웨이 모델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11일 언론 인터뷰에서 영국이 스위스나 노르웨이 모델로 가는 혜택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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