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강원 원산 일대에서 발사한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2기 가운데 1기가 성공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무수단 미사일의 성능과 위협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 58분과 8시 5분경 강원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첫 번째 미사일은 150여 km를 비정상적 궤도로 비행한 뒤 공중 폭발해 실패했다고 합참은 밝혔다. 이어 두 번째 미사일은 400여 km를 날아 해상에 낙하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4월 중순 이후 이날까지 5차례 연거푸 실패한 이후 여섯 번째 만에 무수단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한미 정보당국이 미사일의 비행 궤도와 모의 핵탄두 탑재 여부 등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두 번째 무수단 미사일을 의도적으로 고각(높은 각도)으로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사거리가 3000∼4000km인 무수단 미사일의 사거리를 최대한 줄여 발사해 중국 등 주변국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성능을 점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올 3월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로켓 시험 발사를 단행하라’고 지시한 후 5차례의 실패 끝에 무수단의 성능과 위력을 과시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앞으로 추가 시험발사를 통해 무수단의 성능을 더 정교화한 뒤 대미 협상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압박에 나설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소형 핵탄두를 탑재한 무수단 미사일의 위협이 조만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하지만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절반의 성공’으로도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달여간 여섯 차례나 발사해 단 한 차례 성공한 무수단 미사일의 성능과 위협을 냉철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30∼50여 기로 추정되는 무수단 미사일의 성능과 유지 관리에 치명적 결함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무수단 미사일은 옛 소련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R-27을 복제한 것으로, 북한이 시험발사를 하지 않고 2007년부터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전역의 주일 미군기지와 서태평양의 괌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제13기 최고인민회의 제4차 회의(29일)를 1주일 앞두고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달 초 36년 만에 열린 7차 노동당 대회에서는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김정은의 업적으로 내세웠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의 핵무장을 해제시키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개꿈”이라며 “미국의 선택은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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