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국내 생산 비중이 10년 남짓 만에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고용창출 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국내 생산 비중이 급감하면서 국내 공장의 생산인력도 2007년 이후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는 임금 7.2% 인상과 승진거부권 등을 요구하며 19일부터 나흘간 파업에 들어간다. 5년 연속 파업이다. 특히 23년 만에 현대중공업 노조와의 연대투쟁도 예고했다. 여기에 한국GM 노조도 이달 초 파업을 가결한 뒤 사측을 압박하고 있어 자동차 업계의 본격적인 하투(夏鬪)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현대차 노조 파업에 대해 “금속노조의 전국 연대 파업에 따른 기획 파업”이라면서 “대기업 노조의 이기적인 행동”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현대차 등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상반기(1∼6월) 자동차 생산량 중 국내 생산량은 36.0%에 불과했다. 2005년 72.7%이던 국내 생산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국내 생산 라인은 그대로 두고 해외 공장만 공격적으로 늘린 결과다. 완성차 5개사의 국내 전체 생산량도 최근 3년간 450만 대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현대차가 해외 생산 비중을 빠르게 늘린 것이나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 생산량을 줄인 것은 한국이 더 이상 매력적인 자동차 생산기지가 아니라는 의미다. 가파른 인건비 상승과 계속되는 노사 갈등으로 생산 비용이 치솟고, 경영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순탄치 않은 노사관계가 자동차 부문의 ‘산업 공동화’를 부추긴 셈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직접 고용 인원도 2007년 10만1069명에서 쌍용자동차 사태 등을 거치며 2014년 8만5426명으로 1만5643명(15.5%)이나 감소했다.
자동차부품 업체의 해외 진출도 가속화하는 추세다. 2010년 337개이던 해외 자동차 생산기지는 지난해 566개가 되면서 국내 일자리 창출 기회가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내 공장의 감산 추세는 불가피하다”면서도 “새로운 노사관계의 정립으로 그 속도를 최대한 늦춰야 고용시장이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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