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난민 포용해온 교황청, 대응 고심

가톨릭계 ‘IS, 신부 살해’에 충격
‘종교간 전쟁 신호탄 될까’ 우려도

‘프랑스인의 심장에 공포를 일으킬 수 있는 목표물은 성당이다.’

지난해 여름 ‘이슬람국가(IS)’가 프랑스 인터넷 잡지에 게재했던 이 경고는 26일 프랑스 성당 테러로 현실이 됐다. 유럽 땅에서 신부를 타깃으로 처음 자행된 이번 테러에 전 세계 가톨릭계가 충격에 빠졌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그동안 IS의 종교 테러는 중동 내 분쟁 지역에 국한됐다. 이라크 이교집단 야지디족 거주지를 공격하거나, 리비아 기독교 분파 콥트교 신자들을 참수한 적이 있다.

이번에 유럽 한복판의 성당에서 테러가 발생하자 IS가 종교전쟁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고 주장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도 무슬림 난민에 대해 포용적인 주장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미 CNN은 IS가 유럽에서 가톨릭교를 공격하는 이유는 이슬람 대 서구, 이슬람 대 기독교 간 전쟁이라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시리아, 이라크 등에서 위세가 쪼그라들면서 종교전쟁 명분을 강화해 범이슬람권의 지지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방송은 “프랑스에서 무슬림들에 대한 탄압을 유도해 IS 가담자들을 새로 충원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su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