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출연금 70% 위안부할머니 직접 지원… 30%는 추모사업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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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재단 출범]8월 용처놓고 日과 협의… 日언론 “아베정권, 미래지향적 아니면 돈 안낼것”

윤병세 외교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과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세 번째), 김태현 재단 이사장(네 번째),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다섯 번째)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통일로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화해·치유재단’ 사무실의 현판 
제막식에 참여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윤병세 외교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과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세 번째), 김태현 재단 이사장(네 번째),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다섯 번째)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통일로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화해·치유재단’ 사무실의 현판 제막식에 참여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우여곡절 끝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치유재단’이 28일 공식 출범했지만 일부 피해자 할머니 및 시민단체가 여전히 반대하고 있어 앞날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재단 출범을 계기로 생존 피해자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을 통해 화합과 마무리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 광복절 전 10억 엔 출연 여부가 관건


재단은 우선 8월 초 2차 이사회를 열고 한국 측 사업 내용을 확정한 뒤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 확정 지을 예정이다. 광복절(8월 15일) 전에 일본이 사업 계획에 동의하고 약속한 10억 엔(약 108억 원)을 잡음 없이 전달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일본 정부 내에서는 가능한 한 빨리 돈을 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돈을 내고 이행 책임을 한국에 넘겨야 ‘도덕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10억 엔이 재단에 전달되면 피해자 직접 지원금과 추모 사업비가 7 대 3 비율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생존자는 40명이지만 지난해 합의 당시 기준으로 생존자는 46명, 사망자는 192명으로 산정한다. 정부와 재단은 생존자 500만 엔(약 5400만 원), 사망자 250만 엔(약 2700만 원) 선에서 직접 지원금(7억1000만 엔)을 지급하고 나머지 2억9000만 엔(약 31억1570만 원)으로 간접 사업을 시행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500만 엔은 1994년 ‘아시아여성기금’에서 한국 피해자에게 지급한 금액과 같다. 사무실 임차료 등 재단 운영비는 한국 정부가 부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0억 엔 지불에는 문제가 없지만 국내용으로 비판받지 않도록 포장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측근은 외무성 간부에게 “출연금의 용도가 미래지향적이지 않다면 돈을 낼 수 없다”며 조만간 열릴 국장급 협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할지 명확히 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이 신문은 “한국이 한일 합의에서 언급한 재단의 사업 취지에 맞지 않는 사업에 돈을 쓸 경우 일본 내에 반발하는 여론이 커지고 그런 비판이 아베 정권으로 향하지 않을까 우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과 관련해서는 일단 돈을 내면서 재차 다짐을 요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 불화와 상처가 가득한 하루

재단이 출범한 이날 하루 종일 불화와 상처만 가득한 상황이 이어졌다. 김태현 이사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이동하다 한 남성으로부터 캡사이신 세례를 받았다.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범행 직후 현장에서 검거된 남성은 신모 씨(21·무직)로 “한일 합의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어 이런 행동에 나섰다”고 진술했다. 공범은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29일 중 특수 상해 혐의로 신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공격을 받고 강북삼성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큰 이상이 없어 바로 퇴원했다.

앞서 좋은대한민국만들기 대학생운동본부 소속 대학생 10여 명이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재단 출범 기자간담회 현장에 난입해 난동을 벌였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이날 오전 재단 출범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숭호 shcho@donga.com·김단비 기자 / 도쿄=장원재 특파원
#위안부할머니#출연금#일본#추모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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