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2016 리우올림픽]펜싱 16강전 패배에도 박수 받아
“수많은 무슬림 대변 기회 얻어 감사”
올림픽에서 경기에 지고도 역사를 새로 쓴 선수가 있다. 미국 여자 펜싱 국가대표 이브티하즈 무하마드(31)다.
무하마드는 9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 16강에서 프랑스의 세실리아 베르데르에 12-15로 역전패하며 메달 도전을 접었다. 하지만 히잡을 쓰고 올림픽에 출전한 최초의 미국인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그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수많은 무슬림을 대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 정말로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전 세계 무슬림들의 삶이 조금은 편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하마드는 미국 내 무슬림을 둘러싼 사회 문화적 편견과 맞서 싸우는 상징적인 선수다. 뉴저지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히잡을 쓰는 이슬람 교리를 거스르지 않고 할 수 있는 스포츠를 찾다가 펜싱을 시작하게 됐다. 운동복과 마스크로 온몸을 가려 히잡을 쓰는 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듀크대 재학 시절 전미 대학체육협회 대회에서 3차례 우승을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낸 무하마드는 2012년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의 초청으로 의회를 방문하는 등 미국 내 무슬림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다. 런던 올림픽에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무하마드는 올해 초 리우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내며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 리우 올림픽 개막 100일을 앞두고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린 축하연에서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펜싱 연습경기의 상대로 선택한 선수가 그였다.
한편 코파카바나 해변에서는 비키니를 입은 선수들 틈에서 히잡을 쓰고 경기에 나선 이집트 비치발리볼 팀이 주목을 받았다. 이집트 최초 비치발리볼 선수인 도아 엘고바시는 히잡으로 머리를 가린 것은 물론 팔과 다리도 모두 유니폼으로 덮고 경기에 나섰다.
엘고바시는 “난 히잡을 10년 동안 써 왔다. 그리고 이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지 않았다. 비치발리볼도 그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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