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男400m 계주 아시아 첫 은메달… ‘아래서 위로 전달’ 속도 유지 장점
6개월 맹훈련… 팀워크 탄탄히 다져… 9초대 선수 포진한 미국팀 제쳐
100m 결선 진출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일본이 20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37초60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자메이카(37초27)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국가가 올림픽 4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건 처음이다.
은메달만큼이나 놀라운 건 일본 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이즈카 쇼타가 25세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400m 계주에서 동메달을 딴 일본이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 선수 육성과 지원에 앞장선 결과다. 이날 일본 팀은 완벽에 가까운 바통터치로 우사인 볼트가 바통을 받기 전까지 자메이카와 선두를 다퉜다. 볼트는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선언했고 2020년 올림픽은 일본 안방에서 열린다. 다음 올림픽 계주에서 일본이 어떤 결과를 낼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일본은 100m 개인 최고기록에서 9초대인 선수가 한 명도 없었지만 미국 팀을 0.02초 차로 꺾었다. 대표 4명의 100m 개인 최고기록이 모두 9초대였던 미국은 바통터치 구간을 넘어선 곳에서 바통을 주고받은 게 드러나 실격 처리까지 됐다.
미국의 실격으로 일본의 자연스러운 바통터치는 더 돋보였다. 일본의 은메달을 가능하게 했던 건 ‘특출난 개인’이 아니라 ‘정확한 바통터치 기술을 함께 일군 팀워크’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개인 기록만 보면 일본 팀은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계주 팀 네 선수의 100m 기록을 합하면 40.38초였지만 원활한 바통터치 기술로 이 기록을 2.78초나 줄였다. 바통터치를 통해 자메이카는 1.62초, 미국은 1.53초를 줄인 것과 비교하면 일본은 이들 나라보다 1초 이상을 번 셈이다.
“반년 동안 바통터치를 연습했다”던 이즈카의 말은 일본이 바통터치에 쏟은 정성을 보여준다. 일본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오버핸드 바통터치(위에서 아래로 전달) 대신 언더핸드 바통터치(아래에서 위로 전달) 기술을 연마했다. 손바닥을 대고 기다리는 오버핸드와 달리 바통을 놓칠 위험이 커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피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바통을 건네는 주자와 받는 주자가 호흡만 정확히 맞추면 전력질주 하면서 부드럽게 바통을 넘겨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메이카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의 볼트’로 불리는 마지막 주자 케임브리지 아스카도 볼트 바로 옆 레인에서 주눅 들지 않고 전력질주하며 화제가 됐다. 그는 “아직 일본의 볼트라고 불리기에는 너무 느리다”며 웃었다. 실제로 케임브리지의 100m 개인 최고기록은 10.1초로 일본 계주 팀 내에서 세 번째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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