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남부선 폐선부지에 레일바이크 들어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일 03시 00분


울산시-국토硏 용역결과 11월 발표
폐쇄 역사는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태양광발전 시설-자전거길 등 조성

2019년부터 전시관과 북카페로 바뀔 예정인 울산 북구 호계역 전경. 울산시 제공
2019년부터 전시관과 북카페로 바뀔 예정인 울산 북구 호계역 전경. 울산시 제공
‘살아있을까, 봉선화 물들인 내 색시 살아 있을까, 아직 내 아장걸음 남아있는, 호계리 호계역.’

울산 출신 최종두 시인이 쓴 ‘호계역’의 마지막 구절이다. 1922년 문을 연 호계역은 김원일의 소설 ‘미망’에도 나올 정도로 울산의 대표적인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하나다. 이 호계역이 2019년부터 전시관과 북카페로 다시 태어난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활용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위한 주민설명회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문을 닫는 역사(驛舍)와 역 광장이 전시관과 상업시설, 시민광장 등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또 폐선 철길은 레일바이크 체험시설이나 도시철도(트램), 태양광발전 시설, 자전거길 등으로 조성된다.

울산시는 지난해 5월 국토연구원과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활용 기본계획 수립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11월에 나오는 용역 결과에 따라 계획을 세워 2019년부터 본격 추진한다.

국토연구원은 폐선 철길을 ‘시민과 함께하는 소통의 길’로 만든다는 비전에 따라 단순 교통 기능에서 휴식과 생산, 문화 기능으로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용역을 진행했다. 앞서 연구원이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주민들은 역사 터를 공원 및 휴식공간, 전시관과 박물관, 문화행사 이벤트 공간, 공공광장 시설 등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폐선 철도 부지는 관광자원과 공원, 교통시설, 문화시설로 꾸미자고 했다.

이에 따라 폐선 구간 중 효문역∼호계역 일부 구간은 도시철도 1호선 계획과 연계한 트램을 설치해 교통과 관광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방안으로 개발된다.

이와 함께 산책로, 시민공원, 수변공원, 마을정원도 조성된다. 울주군 외고산 옹기마을이 있는 남창역 주변은 관광숙박체험시설로 꾸며진다. 서생역∼남창역 일부 구간에는 레일바이크를 설치하고 주변에 캠핑장, 4륜 모터사이클장 등 레저 관광지가 들어선다. 활용도가 낮은 폐선 부지에는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기차가 다니던 터널에는 버섯 재배지나 식품 저장고를 짓는다.

문을 닫는 효문역은 첨단산업과 문화, 상업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문화, 복합공간으로 꾸며진다. 울주군 덕하역은 주민 여가 공간으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남창역은 보존해 전시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2018년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사업이 완료되면 울산 구간에는 폐선 철로 25km와 서생 남창 덕하 효문 호계 등 5개 역 주변을 중심으로 폐선 부지 76만2000m²가 생긴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폐선 부지를 잘 활용하면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도 노선으로 인한 물리적 단절을 해결하고 녹색도시 울산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호계역#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레일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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