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7일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V시리즈의 두 번째 제품인 ‘V20’(사진)을 공개했다. 전작인 ‘V10’이 지난해 10월 1일 공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년보다 한 달 가까이 빨리 나온 셈이다. 조준호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사장)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치는 카메라와 오디오에서 나온다”며 “V20은 전작 V10에서 호평을 받은 카메라, 오디오 기능의 완성도를 높여 이용자에게 최상의 멀티미디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구원투수 될까
이날 신제품 발표회에 쏠린 관심은 대부분 ‘V20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부활시킬 자질을 갖췄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1∼3월) 2011억 원, 2분기(4∼6월) 1535억 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조 사장은 “MC사업본부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분명하지만 V20 판매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변화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V20으로 시장 판도를 바꾼다기보다 올해 하반기(7∼12월) MC사업본부의 적자폭을 줄이는 동시에 내년 초 ‘G6’ 공개 전까지 시장 분위기를 우호적으로 만드는 ‘중간계투’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대화면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중국이나 유럽보다는 한국, 북미 등 대화면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국가들을 상대로 ‘팬(fan)’층을 넓히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작 V10을 실패로 평가하는 시각이 있지만 회사 내부적으로는 대화면 스마트폰이 주류를 차지하는 시장에서 기대 이상으로 팔렸다는 평가가 있다”며 “V20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가 굳건한 글로벌 시장에서 사양 경쟁으로 뒤따라가기보다는 한정된 시장이지만 탄탄한 LG전자만의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 주무기는 카메라와 오디오
LG전자는 한층 개선된 카메라, 오디오 기능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작 V10에 이어 V20에도 멀티미디어 세대를 겨냥한 제품 콘셉트를 유지했다.
G5에 처음 적용해 인기를 끌었던 후면 135도 광각카메라를 V20에도 탑재했다. 전면에도 120도 화각(500만 화소) 광각카메라를 달아 이용자들은 같은 위치에서 보다 넓게 펼쳐진 정면, 후면 풍경을 찍을 수 있다.
오디오 기능도 한층 강화됐다. 미국 고성능 오디오 칩셋 제조업체 ESS와 협력해 V20에 ‘쿼드 DAC(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도 탑재했다. 쿼드 DAC는 잡음을 최대 50%까지 줄여 가수의 미세한 목소리 떨림까지 느낄 수 있다. 덴마크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B&O)과 협력해 오디오 성능을 높였다. LG전자는 V20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B&O 이어폰도 제공할 예정이다. 직접 노래를 녹음해 유튜브 등에 올리는 10, 20대의 생활패턴을 고려해 미리 녹음된 반주에 노래나 악기 연주를 고음질로 입힐 수 있는 ‘스튜디오 모드’ 기능도 추가했다.
LG전자는 V20을 이달 말부터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이후 미국, 홍콩 등 해외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출고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70만 원대 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힘겨운 싸움이 될 수도
경쟁이 치열해지는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V20이 얼마나 LG전자에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강자인 삼성전자 및 애플 제품과 정면승부를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발화 문제로 판매를 중단한 ‘갤럭시 노트7’을 이달 중순 이후 다시 팔 계획이다. 애플도 7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 ‘차세대 애플 워치’ 신제품을 공개한다.
국내외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양대 강자와 녹록지 않은 싸움을 펼쳐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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