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반복되는 기업실패… 리더십 부재가 악순환의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8일 03시 00분


기업의 성공요인을 분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실패사례를 분석하고 교훈을 곱씹어 보는 것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구글, 알리바바, IBM, GE, 애플 등 빠르게 성장하거나 오랜 기간 성장을 지속한 기업들이 늘 회자되지만 유명한 글로벌 기업들도 몰락하곤 한다. 한때 시장을 선도하던 GM, 델파이, 크라이슬러가 대표적인 예다. 특히 2007년부터 2010년 사이 많은 글로벌 기업이 파산을 경험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성공은 환경과 전략이 조화를 잘 이룰 때 가능하다. 즉 기업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제대로 읽고, 적합한 전략적 선택을 한 후, 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기업의 핵심 역량을 파악해야 한다. 또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인적자원, 기업문화, 업무처리 방식, 기업조직을 재구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실패하는 기업은 왜 실패하는가? 최근 영국 워릭대 연구진은 기존 이론들을 종합해 실패에도 일정한 패턴이나 법칙이 존재하는지 살펴봤다. 먼저 리더의 무능과 수동적인 기업 지배구조, 비효율성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실패하는 기업은 산업 환경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와 일시적인 현상을 구별하지 못하고 경영진이 섣부른 전략을 추진한다. 또 이사회도 무능해서 이를 제어하지 못한다. 이는 환경과 전략의 괴리, 하부조직 구성원의 사기 저하와 이탈, 회계부정 등의 여파로 나타난다. 미국의 월드컴과 노텔 등은 5∼8년간 이런 악순환의 패턴을 반복하다 파산했다.

실패에도 일정한 패턴이 있다. 기업이 그 패턴을 밟고 있는지, 어디가 잘못됐고 어디서부터 고쳐 나갈지를 사전에 진단할 수만 있다면 실패를 방지하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어려움이 닥치면 허둥대다 파산을 겪게 된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많은 기업이 이 같은 오류를 알면서도 여전히 실패의 길을 반복하고 있다. 그 근본 원인은 결국 리더십 부재와 이사회의 무능이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기업실패#리더십#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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