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도 게임업체 동창과 ‘거래’
서울대 나와 외국 명문대서 공부, 금융통 명성… 승진에 큰 관심
사기 피의자인 고교 동창 김모 씨(46)와 부적절한 돈거래 의혹을 받는 김형준 부장검사는 비뚤어진 친구 관계의 덫에 빠져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진경준 전 검사장(49·구속 기소)과 닮은 점이 많다.
대학 동기인 김정주 NXC 회장(48)에게서 비상장 넥슨 주식을 공짜로 받아 100억 원대 주식 대박을 터뜨렸던 복이 화(禍)로 돌아온 진 전 검사장과 마찬가지로 김 부장검사에게도 ‘좋은 친구’가 ‘악마’로 돌변했다. 김 부장검사는 게임업체를 운영하는 고교 동창으로부터 상습적으로 술자리 향응을 접대 받으며 좋은 시절을 함께했지만 비극으로 치닫고 있다.
또 김 부장검사와 진 전 검사장은 고학력 스펙도 비슷하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부장검사는 서울대 법과대학원에서 세법 석사과정을 밟은 뒤 영국 옥스퍼드대 법대 국제지재권 과정과 서울대 법과대학원 지적재산권법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등 학력도 화려하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하버드대 로스쿨을 수료한 진 전 검사장과 비교하기도 한다. 21세에 소년등과한 진 전 검사장과 비슷하게 김 부장검사도 23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김 부장검사는 2007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 검사로 근무하며 삼성 비자금 의혹 특별수사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수사 이력을 쌓으며 금융수사통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맡아 기업범죄 사범들을 대거 기소하면서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칭도 붙었다.
둘은 함께 근무한 적도 있다. 김 부장검사는 2012년 인천지검 부장검사로 재직하며 진 전 검사장(당시 인천지검 2차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진 전 검사장의 지휘 아래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건을 처리했다.
김 부장검사와 함께 근무했던 검사들은 그를 ‘공명심이 있으며 자기 진로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한 부장검사는 “대부분의 검사들이 자유로울 순 없지만 김 부장검사는 특히나 인사 등에 신경을 많이 쓰고 향후 보직에 관심이 많았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고교 동창 김 씨와 주고받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김 부장검사의 이런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지난해 11월 12일경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으로 재직하던 김 부장검사는 “오늘 저녁 뉴스용 방송 5개서 인터뷰 마쳤어. 얼마나 나올진 모르겠는데 내일 조간도 좀 나온다고 하네”라며 “연말에 차장 승진해야지”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또 검찰 대선배이기도 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사위로 검찰 내부에서 장인을 잘 둔 ‘사위족’ 중 한 명으로 불렸다. 그는 주요 언론사 고위 간부, 학장 출신의 서울대 교수, 유력 정치인 사위 등과도 친목 모임을 통해 관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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