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1등급은 졸업할 때까지 1등급
광주 신흥명문고 이면엔 ‘불법’
교육정보시스템 229차례 접속… 관리하던 상위권 생활기록부 수정
돈받고 점수 조작… 과외비 챙기기도
광주 A고등학교는 지난해 8명, 올해 6명을 서울대에 입학시켰다. 과거 명문대 진학 결과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A고교는 단숨에 학부모들 사이에서 ‘진학 잘 시키는’ 신흥 명문고로 소문났다. 그러나 ‘반짝 명성’의 배경에는 교사들의 생활기록부와 성적 조작이라는 조직적 불법행위가 있었다.
A고교는 2014년부터 1학년 입학생 400명 가운데 성적이 최상위권인 학생 10여 명과 교사들을 멘토링 관계로 연결했다. 학교생활을 지도해 준다는 명목이었지만 실제로는 명문대 입학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3년간 일대일로 집중 관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입학할 때 1등급인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성적이 떨어지지 않도록 각종 불법행위가 이뤄졌다. 당시 박모 교장(62·해임)은 멘토링 대상 학생들을 선정한 뒤 명단을 작성해 관리했다. 박 교장의 지시를 받은 교사 박모 씨(38)와 한모 씨(39)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229차례 무단 접속해 멘토링 대상 학생 25명의 생활기록부에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36차례 조작했다.
대학 수시 전형에서 생활기록부는 가장 중요한 평가 요인이다. 이들은 학생의 담임교사가 작성한 학생 25명의 생활기록부에서 생활 태도 등을 긍정적으로 바꿨다. 또 박 교사는 지난해 멘토링 대상인 한 학생의 내신성적이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떨어지자 주관식 수학문제 답을 두 차례 조작해 1등급으로 바꿨다. 박 교사는 학부모에게 성적 조작 대가로 200만 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등급에서 1등급으로 힘들게 올라간 피해학생 학부모 등이 항의하면서 다시 정정하기도 했다.
박 교장은 상위권 학생 50명이 토·일요일 공부를 하는 심화반을 만들었다. 학부모들에게 과외비 명목으로 2500만 원을 거뒀다. 특히 기초학력증진이나 진로활동 등을 위한 예산 9000만 원을 심화반 운영비에 대신 사용했다. 심지어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성적 하위권 학생들에게 주로 쓰이는 예산을 심화반 운영 예산으로 돌려썼다. 광주지방경찰청은 7일 생활기록부를 조작한 혐의(공전자기록 위작) 등으로 해임된 박 교장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심화반 과외비 등을 받고 각종 예산서류를 위조한 혐의(횡령)로 김모 씨(44) 등 교사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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