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백기 든 이케아… ‘어린이 사망’ 서랍장 리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0일 03시 00분


美-캐나다와 차별논란에 권고 수용
7개업체 27개 제품 판매 중단… 이케아 “다른 제품도 안전 전수조사”

어린이 사망사고를 유발한 다국적 가구업체 이케아의 서랍장이 국내에서도 리콜된다. 이케아는 어린이 관련 사고가 잇따르자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서는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했지만 한국과 중국에서는 환불만 해주고 판매를 계속해 논란을 빚었다.

▶본보 7월 14일자 A14면 참조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국내 매출 기준 상위 11개 가구 브랜드의 서랍장 안전성을 조사해 이케아 말름 서랍장 등 7개 업체의 27개 제품에 대해 리콜을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27개 제품 가운데 이케아 제품은 모두 15개이고, 나머지 12개 제품은 에넥스 일룸 등 국내 브랜드 서랍장들이다.

국표원 조사 결과 문제가 된 서랍장들은 평균 몸무게가 23kg인 5세 어린이가 매달리면 파손되거나 앞으로 쓰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미국에서는 유아를 포함한 어린이 6명이 넘어진 이케아 서랍장에 깔려 사망했다. 특히 장인가구, 보루네오, 에몬스, 우아미 등 국내 브랜드의 7개 제품은 사람이 매달리지 않고 서랍만 모두 열어도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쓰러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콜 권고를 받은 업체는 해당 제품을 매장에서 즉시 판매 중지하고 수거해야 하며 이미 소비자에게 판매된 제품은 수리하거나 교환, 환불해줘야 한다. 리콜 권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수거명령이 내려지고, 이 명령도 위반하면 최고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이케아를 비롯해 7개 업체는 모두 리콜 권고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이케아의 다른 서랍장에 대해서도 전수 조사를 진행해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20일부터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이번 리콜에 대해 “뒤늦은 처사”라며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권모 씨(35)는 “(이케아가) 미국에서는 곧바로 판매를 중단해놓고, 한국에서는 정부가 나서자 마지못해 리콜을 했다”며 “국내에서는 사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미국에서는 리콜할 정도로 위험한 제품이 한국에서는 안전하다는 얘기냐”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세종=신민기 minki@donga.com / 이새샘 기자
#이케아#서랍장#리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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