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처음 보는 이와 늦은 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오랜 친구에게도 못 했던 말을 털어놓게 되기도 한다. ‘여행자의 하룻밤’(이안수 지음·남해의봄날)은 경기 파주시 헤이리예술마을 촌장인 저자가 북스테이 ‘모티브원’을 운영하며 만난 이들과의 이야기를 담았다. 6개월간 히치하이킹으로 유라시아를 횡단한 네덜란드인 바르트 씨는 “뉴스를 보면 사람에 대해 실망하지만 세상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보면 멋진 사람들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방명록에 ‘벽을 만나 갈 곳을 잃어버린 기분’이라는 글을 남긴 이를 보며 저자는 절망에 대해 생각한다. 애써 완전히 절망을 발라냈다고 여긴 순간 또 다른 절망이 자라더라고. 어느 정도의 절망을 품고 가자고 생각하니 오히려 면역 기능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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