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촬영-농촌방제 등 활용 무한대… 2019년 국내 시장 1000억대 전망
현대해상-KB손보 관련 상품 인기
“파손外 해킹 도난 등 보장 다양화… 신기술 위험을 신성장 동력으로”
#1. 올 11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최혜지 씨(28·여)는 얼마 전 제주도에서 웨딩촬영을 했다.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를 웨딩사진에 남기고 싶어 소형 드론(무인비행기)을 이용해 웨딩사진을 찍어주는 ‘드론 웨딩촬영’을 선택했다. 최 씨는 “일반 웨딩촬영보다 40만∼60만 원가량 비쌌지만 아름다운 경치가 더 잘 담긴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 이병준 씨(56)는 지난해 11월 드론을 이용해 농촌에서 방제(防除) 작업을 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대규모 방제 작업에 주로 사용되는 무인헬기는 대당 약 2억 원인 반면에 방제용 드론은 대당 가격이 3000만∼5000만 원으로 저렴하다. 이 씨는 “드론이 무인헬기에 비해 저렴하고 조종도 더 안정적”이라며 “요즘 지방자치단체나 농협 등에서 방제용 드론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실생활에서 드론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드론의 쓰임새가 방송용 촬영, 농촌 방제작업에서 물건 배송, 재난사고 지원, 구조물 점검 등으로 확대되면서 관련 보험 산업도 쑥쑥 크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대해상이 처음으로 드론 전용 보험을 내놓은 데 이어 올 7월 KB손해보험도 관련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78억 원 규모인 국내 드론 시장은 2019년 10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드론 산업이 성장하면서 관련 보험 수요도 늘고 있다. 드론을 이용하다가 발생하는 사고 등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해상의 ‘하이드론보험’은 드론 관련 협회나 드론 사업자 등의 단체가 가입하는 상품이다. 드론을 날리다가 발생하는 법률적 배상책임에 따른 손해와 기체 파손 등을 보장해준다. 현재 드론을 판매하는 총판 1곳이 가입했다. 이 회사 매장에서는 보험료가 포함된 가격에 드론을 판매한다.
KB손해보험의 드론 보험은 영업배상책임보험의 특약 형식으로 설계됐다. 드론을 보유한 개인사업자가 가입 대상이다. 드론을 조종하다가 발생하는 인적·물적 손해를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시장에 나온 지 한 달 만에 가입건수가 100건을 넘어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 촬영용 드론(헬리캠)을 보유한 방송제작사나 ‘드론 웨딩촬영’을 하는 웨딩촬영회사들이 주로 가입하고 있다. 드론에 청혼 반지를 달아서 날려 보내는 이벤트를 해주는 이벤트회사도 이 보험에 가입했다. 이 밖에 교육용 드론을 보유한 학교, 방제용 드론을 보유한 방제회사 등이 이 보험의 고객이다. 드론 보험을 담당하는 윤진한 KB손해보험 차장은 “최근 실종자 수색 등에 드론을 활용하려는 경찰도 보험에 대해 문의해왔다”며 “드론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보험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드론 보험 상품이 종류가 적은 데다 인적·물적 손해를 보장하는 데 그쳐 급증하는 드론 수요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드론 활용이 늘어나면 이로 인한 사생활 침해, 정보 유출, 드론 해킹 및 도난 등 다양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드론 등 신기술에 따른 위험이 정체된 보험시장의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사들도 보험료율 산정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정보체계를 구축해 해외 보험사처럼 다양한 담보를 포함한 드론 특화 보험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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