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것이 너무 많다는 의미의 ‘N포 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청년들이 직면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기업들이 청춘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교감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주요 임직원이 대학가를 직접 찾아가고, 20대 전용 상품·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기업들의 청년 ‘러브콜’은 적극적이다.
올해 3월 시작한 KT의 ‘청춘氣업(UP) 토크 콘서트 #청춘해’는 최근 대학가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유명 가수의 공연과 선배들의 취업기, 인생 상담 등이 버무려진 토크 콘서트는 지난달까지 6회 진행되는 동안 6000명이나 되는 청년이 참여했다. 공연 시작 열흘 전부터 KT그룹 페이스북을 통해 토크쇼의 화제가 될 이야기 소재를 추천받아 그중에 하나로 테마를 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 강연 이벤트 등 오프라인과 소셜 채널을 통한 온라인을 융합해 청춘과의 쌍방향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KT가 2013년부터 도입한 스펙 무관 채용 전형인 ‘스타오디션’을 통해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전하는 취업 성공담과 고민 상담이 특히 청춘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과거 강연 형식을 벗어나 공연 프로그램이 가미되면서 매번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직접 찾아가는 형태의 토크 콘서트는 삼성그룹이 원조다. 2011년 10월 광주에서 처음 시작한 삼성의 공개 강연 프로그램인 ‘열정락(樂)서’는 4년간 80회에 걸쳐 진행돼 총 30만 명이 참여했다. 이후 ‘플레이 더 챌린지’라는 토크 콘서트 캠페인을 거쳐 최근에는 ‘청춘문답’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퀴즈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7일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이 연사로 나선 데 이어 28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오프닝 강연을 하는 등 계열사 사장들이 직접 청년들과 만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코오롱그룹은 2012년부터 청년 세대를 응원하기 위한 ‘코오롱 헬로드림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강연해 화제가 된 대학생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 ‘지식향연’을 2014년부터 열고 있다.
가입자 이동이 빈번한 통신 및 금융업계에선 청년층을 붙잡기 위한 상품·서비스 개발도 활발하다. KT는 올해 3월 만 24세까지만 가입할 수 있는 ‘Y24’ 요금제를 출시해 9월 현재까지 20만 가입자를 달성했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20대를 위해 통화·문자를 무제한 제공하는 기존 3만∼6만 원대 요금제에서 매일 연속 3시간 데이터 무제한 혜택을 추가한 요금제다. KB국민카드의 ‘청춘대로카드’, 신한은행 ‘S20통장·체크카드’ 등 맞춤형 제휴 서비스와 금리 및 환율 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20대 전용 금융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KT 청춘기업 콘서트를 주관하고있는 윤종진 KT 전무는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넘고 나서도 등록금 대출 상환에 허덕이는 젊은 세대들의 고충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었다”며 “지친 청춘들에게 한줄기 희망을 줄 수 있는 뜻 깊은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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