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8·사진)이 사내 등기이사가 된다. 이사회에 참석해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법적 책임을 지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27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올린다고 12일 밝혔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으로 경영 공백이 길어지면서 해외 주요 기관투자가 및 사외이사들이 이 부회장에게 등기이사직에 올라 직접 경영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 부회장이 고심 끝에 이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기다리지 않고 나선 것은 ‘갤럭시 노트7’ 리콜 파문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위기 상황에서 오너로서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갤럭시 노트7 리콜 여파로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6.98% 폭락했다. 재계에선 “예정됐던 수순이지만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 때문에 예상했던 것보다 ‘조기 등판’한 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으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의 합작사인 S-LCD 등기이사를 2004년부터 4년간 맡은 이후 계열사 등기이사를 맡지 않아 왔다. 오너 일가 중에서는 현재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만 등기이사 지위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기존 등기이사인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신종균 사장 등과 함께 공동경영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상훈 사장은 등기이사에서는 물러나지만 경영지원실장(최고재무책임자) 자리는 유지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