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갈비뼈 통증 참고… 서수연, 은빛 스매싱

패럴림픽 탁구 단식 값진 은메달
임우근, 평영 100m서 아쉬운 2위
이주희, 혼성 25m 권총 동메달

“정신력만큼은 내가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어쨌든 내가 못한 것이다. 단체전에서 다시 만나면 꼭 되갚아 주겠다.”

키 175cm로 슈퍼모델을 꿈꾸다 2004년 의료사고로 지체장애인이 된 서수연(30·사진)이 처음 나선 패럴림픽 무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수연은 12일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탁구 여자 단식(TT2등급) 결승에서 중국의 류징(28)에게 1-3으로 패했다. 3, 4세트 모두 듀스가 이어지는 접전이었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류징은 서수연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 종목의 절대 강자였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단식과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서수연은 2013년 TT3등급(숫자가 클수록 장애가 덜함)에서 TT2등급으로 재분류된 뒤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날 전까지 2014년 이후 류징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2승 2패를 기록했고 지난해 류징을 꺾으면서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른 어깨와 갈비뼈를 다쳤지만 결승까지 올라가는 투혼을 발휘했다. 여자 단체전 결승은 17일에 열린다.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서 24년 만에 한국 수영에 패럴림픽 금메달을 선사한 임우근(29)은 남자 평영 100m(SB5등급)에서 1분35초18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임우근은 50m 반환점을 돌 때까지 선두를 질주했지만 약 25m를 남겨 놓고 스웨덴의 칼 포스먼(20·1분34초27)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임우근은 “전날 시각장애 유도에서 금메달을 딴 (최)광근이가 동갑내기 친한 친구다. ‘광근이 다음에 우근이’가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포스먼이 후반에 스피드를 내면서 내 페이스를 잃었다”고 말했다. 사격 이주희(45)는 혼성 25m 권총(SH1등급)에서 동메달을 얻었다.

리우데자네이루=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