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그니피센트7’
1960년 ‘황야의 7인’ 리메이크
원작보다 비장미 덜하지만 액션 화려
미국 서부개척 시대는 총이 법보다 강하고 금이 사람보다 귀했다. 약자들을 지켜주는 보안관마저 돈에 눈먼 세력과 결탁해버린 무법천지의 시대. 떠돌이 무법자 7명이 ‘정의’를 위해 뭉쳤다.
영화 ‘매그니피센트7’은 1879년 금광에 눈이 멀어 평화로운 마을 로즈 크리크에 쳐들어온 보그 일당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쫓겨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지켜본 아내 에마(헤일리 베넷)는 현상금 사냥꾼 ‘샘 치좀’(덴절 워싱턴)을 찾아가 전 재산을 걸고 복수를 의뢰한다.
이 영화는 1960년 개봉한 율 브리너, 스티브 매퀸 주연의 영화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했다. ‘황야의 7인’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미국 서부개척 시대로 옮겨온 영화였다. ‘매그니피센트7’은 세 번째 리메이크작인 셈이다. 50년이 지난 영화를 다시 들고 나온 이유에 대해 제작진은 “지금도 아무런 대가없이 무참히 짓밟히는 가난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이들에겐 7인의 무법자 같은 특별한 이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7인의 사무라이’보다 ‘민중의 생명력’ 같은 내러티브는 약하고 ‘황야의 7인’보다는 비장미가 덜하다. 그 시대의 정의가 무엇이고, 복수는 과연 정당한지 등 진지하고 묵직한 질문 따윈 없다. 다만 시종일관 총소리가 울려대는 통쾌한 액션은 두 작품 이상이다.
원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의 묘미는 단연 7명의 캐릭터다. 샘 치좀은 복수를 위해 6명의 무법자를 모으는데 면면이 화려하다. 유머감각을 갖춘 도박꾼 조시 패러데이 역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스타로드 역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를 높인 크리스 프랫이 맡았다. 명사수 굿나이트 로비쇼는 이선 호크가, 총칼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암살자 빌리 록스는 이병헌이 연기했다. 할리우드에서 줄곧 악역을 맡아왔던 이병헌은 처음으로 정의로운 역을 맡았다. 엔딩크레디트에서 다섯 번째로 등장할 만큼 영화 속 비중 역시 상당하다.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병헌은 “배우에게는 어설프게 착한 배역보다 임팩트 있는 악역이 매력적일 때가 더 많지만 두 역할에 대한 감흥이 다르지는 않다”면서 “내가 맡은 빌리 록스는 굳이 동양인이 하지 않아도 될 역할인데 나를 캐스팅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그것이 나 스스로 만족스러운 성과”라고 말했다. 13일 오후 5시에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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