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가용한 모든 수단으로 북한을 압박하기로 13일 합의했다.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양국은 최대한 강력한 제재압박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조치, 독자 제재, 글로벌 차원의 압박 등 전방위적으로 대북 고삐를 조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핵무장과 전술핵 재배치론에 대해 김 특별대표는 “양국 정상뿐만 아니라 군사 전문가들도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간에 전술핵 배치에 대한 의견이 교환됐지만 부정적으로 결론이 났다는 뜻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양 정상이 재배치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한 건 아니다. 한반도 비핵화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북한 도발 응징과 규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안보리 차원에서 더 강력한 신규 결의 채택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 “독자 제재 차원에서는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등 우방과 함께 제재 강화 및 제재 효과 극대화를 위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초안이 회람되지는 않았지만 강경한 대응 의사를 밝힌 것이다. 북한이 5차 핵실험에 이어 6차, 7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특별대표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강력한 조치가 유엔 차원에서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추가 제재를 비롯해 중대한 추가 조치 또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차원의 제재 대상자 발표 등 독자 제재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방한에 앞서 김 특별대표는 일본에 들러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대북 제재 방안을 협의했다. 또 12, 13일 중국과 러시아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교차관과 잇달아 대화를 했다.
김 특별대표는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은 절대적이며 어떤 흔들림도 없다”고 강조했다. 압박, 대화 병행 필요성에 대해서는 “북한이 진정 비핵화를 논의할 대화에 준비가 돼 있다면 6자회담을 통해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는커녕 전례 없는 수준의 도발을 감행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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