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이 울리고 있었다. 6일 오후 5시경. 그러나 퇴근길 정체로 울산 중구 신삼호교 인근 도로 위를 가득 채운 차량들은 미처 길을 터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구급차에는 28주 된 태아를 배 속에 품은 임신부가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체되면 태아도 엄마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때 정체된 차량들 사이로 오토바이 한 대가 나타나 꼼짝하지 않는 자동차들의 문과 트렁크를 일일이 두드리며 길을 양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유제품 배달 일을 하는 최의정 씨(31·여)였다.
현직 소방관을 남편으로 두고 있는 최 씨는 당시 구급차에 임신부가 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다만 평소 사이렌이 울리면 위급한 상황이고, 조금이라도 빨리 구급차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한 것이다. 최 씨의 요청에 조금씩 길을 터준 시민들 덕분에 구급차는 진로를 확보했고 제시간에 병원에 도착해 임신부는 무사히 치료받을 수 있었다.
LG복지재단(대표이사 구본무)은 13일 위급한 상황에서 상식을 실천해 인명을 구한 최 씨에게 ‘모범 시민 표창’과 상금 1000만 원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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