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어김없이 찾아온 후유증 2題]
딸과 다투던 어머니 극약 마시고… 재산분배 놓고 형제간 칼부림-방화
이번 추석 연휴에도 어김없이 가족 간 갈등이 빚은 강력 범죄가 줄을 이었다. 조사 결과 명절 연휴마다 경찰에 들어오는 가정폭력 신고가 약 400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추석 당일인 15일 오전 1시경 서울 은평구 한 다세대주택 주차장의 차량에 불을 질러 주민 22명을 다치게 한 조모 씨(26)를 긴급 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씨는 만취한 상태에서 부모로부터 “술 좀 그만 마시라”고 혼난 뒤 홧김에 불을 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날 강원 원주시에서는 모녀가 술을 마신 뒤 다투다 어머니가 갑자기 극약을 마시고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이 벌어졌다. 14일 경북 김천시에서는 토지보상금 분배 문제로 형과 싸우다 형의 허벅지를 흉기로 찌르고 자신의 몸 등에 휘발유를 뿌려 방화를 시도한 50대 남성이 체포됐다.
17일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가정폭력으로 2월 설 연휴 5일 동안 4457건, 지난해 추석 연휴 4일 동안 3983건의 신고를 받았다. 최근 3년간 명절 연휴 기간 가정폭력 신고 건수를 분석한 결과 경찰은 매 명절 약 4000건, 하루 평균 877건의 신고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명절 연휴 기간 가정폭력의 상당수가 저녁시간대에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명절 전후 가정폭력 신고의 45.2%가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 사이에 발생했다.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장은 “명절 이전부터 누적된 혈육 간 불화가 저녁시간 지나친 음주와 언쟁 등으로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가족 간에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가지면서 갈등을 풀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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