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핵공격 카드 든 김정은, 서해5도 기습도발 가능성 높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8일 03시 00분


[北 5차 핵실험 이후]‘위험한 도박’ 대비 경계 강화

총리는 공군부대로… 국방장관은 백령도로 황교안 국무총리(왼쪽 사진 왼쪽)는 추석 연휴 첫날인 14일 
수도권 영공을 방호하는 서울 인근의 한 패트리엇 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대북 대비태세를 살폈다. 같은 날 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 사진 오른쪽)도 서해 백령도 해병대 부대를 방문해 경계상황을 점검했다. 국무총리실·국방부 제공
총리는 공군부대로… 국방장관은 백령도로 황교안 국무총리(왼쪽 사진 왼쪽)는 추석 연휴 첫날인 14일 수도권 영공을 방호하는 서울 인근의 한 패트리엇 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대북 대비태세를 살폈다. 같은 날 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 사진 오른쪽)도 서해 백령도 해병대 부대를 방문해 경계상황을 점검했다. 국무총리실·국방부 제공
북한이 5차 핵실험 이후 핵 위협을 앞세워 서북 도서의 선제타격이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도서 부대의 기습 강점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남북 군사력이 첨예하게 대치 중인 ‘최대 열점(熱點)지역’에서 대남 핵 공격을 내세워 기습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해 NLL 이북 해안과 황해도 내륙 지역에는 북한군 4군단 예하의 방사포(다연장로켓포)와 해안포, 미사일 부대가 집중 배치돼 있다. 북한은 2000년 이후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 도서의 한국군 해병부대를 겨냥해 화력을 크게 증강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백령도와 연평도는 북한에 목과 허리를 겨누는 비수”라며 “2010년도 연평도 포격 도발도 이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였다”고 말했다. 이후 우리 군도 서북 도서 부대에 포병 전력과 공격 헬기, 정밀타격무기 등을 증강 배치하는 등 ‘맞불작전’으로 대응하고 있다. 북한군과 화력 면에서 ‘공포의 균형’을 이뤄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북한의 핵 공격 위협이 현실화하면서 이 같은 대응전술이 효용성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대남 핵 타격의 실행을 이유로 서북 도서를 겨냥해 ‘위험한 도박’을 강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북한군이 백령도와 연평도를 기습 포격한 뒤 한국군이 무력 대응을 하면 핵으로 보복하겠다고 협박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한국 내 북핵 공포를 극대화하고, 대북 보복 여부를 둘러싼 남남 갈등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해 5도 동쪽 맨 끝자락인 우도의 기습 강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북한이 특수전 병력을 태운 공기부양정을 대거 동원해 우도를 기습 점령한 뒤 핵 타격 위협으로 아군의 보복을 주저하게 만드는 시나리오를 꾸밀 수 있다는 것이다. 서해 NLL 남쪽에서 불과 6km 떨어진 우도는 인천과 서해 5도 사이의 전략적 요충지다.

군 당국자는 “북한은 핵 공격 여부를 떠나 핵무기 자체의 대남 억지력을 시험해 볼 계기를 호시탐탐 노릴 것”이라며 “그 ‘0순위’가 서북 도서 도발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정호섭 해군참모총장, 이상훈 해병대사령관 등이 추석 연휴 기간 백령도와 연평도, 우도를 잇달아 찾아 대북감시태세를 집중 점검한 것도 이 같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한편 북한이 이달 초 발사한 노동미사일 3발은 약 1000km를 비행한 뒤 모두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내 지름 1km 해상구역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알려진 노동미사일의 원형공산오차(CEP·발사된 미사일 가운데 절반이 떨어지는 반경) 2∼4km보다 정확도가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군 소식통은 “동체에 성능이 개선된 유도장치를 탑재하고, 별도의 핀 날개를 부착해 비행 안정성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대남도발#서북도서#핵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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