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씨름협회가 이번 추석장사씨름대회에 내건 슬로건이다. 협회는 이번 대회의 홍보에만 예년의 10배 이상인 3억 원가량을 쏟아부었다. 장사 결정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사진과 주특기, 승률 등 다양한 정보가 진행 무대 뒤 대형 화면에 나왔다. 선수들은 화면이 가운데로 갈라지면서 모래판으로 향했다. 마치 대형 콘서트장을 연상케 하는 무대 연출이었다.
관객의 흥미를 끌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이뤄졌다. 보통 국악인이나 트로트 가수가 축하무대에 섰지만 이번 대회에는 걸그룹 스텔라와 멜로디데이, 공연예술가 팝핀현준과 국악인 박애리 부부 등이 공연을 펼쳤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사진 콘테스트 등 다양한 사전 이벤트도 열렸다. 이렇게 17일까지 나흘간 열린 체급별 남자 대회에서는 다양한 기록이 만들어졌다. 백두장사 꽃가마에는 ‘만년 2위’ 손명호(의성군청)가 올랐다. 2008년 실업팀에 입단한 뒤 여섯 번의 결승전 진출 만에 처음이다. 그는 장사에 오른 후 2009년 돌아가신 아버지를 언급하며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앞서 16일에는 이주용(수원시청)이 생애 여덟 번째 한라장사에 등극했다. 그는 금강장사 8회, 통합장사 1회를 포함해 통산 17차례 장사에 오르며 현역 선수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15일에는 이승호(수원시청)가 김기선(영월군청)을 3-0으로 꺾고 통산 다섯 번째 금강장사에 올랐다. 태백장사 타이틀은 ‘새신랑’ 문준석(수원시청)이 차지했다. 18일에는 매화, 국화, 무궁화장사 등 3체급으로 구성된 여자 대회가 이어진다.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변화를 보였지만 아직 과거의 ‘재미있는 씨름’을 부활시키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술 씨름의 달인으로 불렸던 이승삼 심판부장은 “국민들은 작은 선수가 큰 선수를 이기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며 “체급 상한선을 조정해 힘이 아닌 기술로 하는 씨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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