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치권 女 vs 女 ‘장미의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9일 03시 00분


“아이 낳아본적 없어 미래 생각 안해” 獨극우당 대표, 메르켈에 독설
英독립당 대표 선출된 제임스 “메이, 우리 공약 베껴” 날세워

“메르켈은 아이를 낳아보지 않아서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아이 4명을 낳았다.”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프라우케 페트리 대표가 최근 독일 일간지 슈테른과의 인터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메르켈 총리가 후세를 생각하지 않고 마구 이민자를 받아들인다고 비판하기 위해 자식 문제를 끌어들인 것이다. 독일 정치권에선 자식 문제 언급은 금기다. 페트리 대표는 자녀를 3명씩 낳으면 이민자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이민자 수용 확대에 반기를 들고 있다.

요즘 유럽은 ‘장미의 전쟁’이라 불릴 만큼 여성 정치 지도자들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극우성향 정당 대표 자리를 여성들이 도맡으면서 여성 국가원수와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독일에선 AfD의 등장으로 보수표가 이탈해 메르켈 총리가 선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 총선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18일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도 고전이 예상된다. 이달 5일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회 선거에서 AfD에 이어 3위에 그치는 굴욕을 당한 메르켈은 이번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도 2위 혹은 녹색당에 이은 3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AfD는 두 자릿수 득표로 첫 수도 의회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6일 극우 정당 영국독립당(UKIP)의 대표로 선출된 다이앤 제임스는 당선 첫날부터 “테리사 메이 총리가 우리가 추진했던 ‘그래머 스쿨’ 부활 공약을 베껴 내세웠다”고 날 선 공격을 펼치며 ‘장미의 전쟁’을 예고했다. 그래머 스쿨 부활은 메이 총리의 취임 후 첫 개혁작업 중 하나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메르켈#메이#독일#영국#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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