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무감정’ 이미지 극복위해 인간적인 면모 보여주기 나서
“생존위해 감정통제 배워” 해명도
“여자여서 힘들었다. 지금도 여자여서 힘들다.”
미국 주요 정당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이 최근 부쩍 이런 취지의 감성적 발언을 자주 하고 있다. ‘차갑고 감정이 없는 것 같다’는 비판적 시선에 대응해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클린턴은 19일 밤 방영 예정인 NBC방송의 ‘더 투나이트 쇼’ 녹화(16일) 때 “친근하면서도 심각한 모습을 보이는 게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여성이어서 특히 더 어렵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슬람국가(IS) 같은 위협에 대해 말할 때 큰 미소를 지으며 말할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최근 유명 블로그 ‘휴먼스 오브 뉴욕’과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버락 오바마(대통령)도 아니고, 빌 클린턴(전 대통령)도 아니다. 그들에게 통하는 방식이 (여성인) 나에게도 그대로 통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나 같은) 여성이 연방 상원의원 선거든, 대통령 선거든 출마했을 때 롤 모델은 남성이 대부분”이라며 “사람들은 여성(정치인)을 남성과 전혀 다른 렌즈를 통해 본다. 그런 게 나쁜 건 아니지만 하나의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클린턴은 자신이 ‘차갑고 감정 없는 사람’처럼 보이는 이유도 “(성인이 된 뒤) 여성으로서 감정을 통제하는 법을 배워야 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하버드대 법학대학원(로스쿨) 입학시험을 보러 갔을 때만 해도 로스쿨 시험을 보는 여학생은 거의 없었고 시험 보러 온 남학생들이 ‘너희가 왜 여기 있느냐. 너희가 할 수 있는 다른 일이 많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그중 한 남학생은 “너희(여학생)가 내 자리(로스쿨 합격)를 뺏으면 난 징집돼 베트남에 가서 죽고 말 거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클린턴은 “그들 때문에 정신이 흐트러져 시험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감독관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땅바닥만 바라봤다. 젊은 여성으로서 나는 감정을 통제하는 법을 배워야만 했고 그건 힘든 길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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