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신해 호남 공략 적극 나서줘” vs “추미애 자기 정치 욕심내면 역효과”
이해찬 복당 추진도 지지-견제 갈려
“이제 우리 당은 뿌리 깊은 전통 야당의 당명인 ‘민주당’을 약칭 당명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원외 민주당과의 흡수 통합을 선언한 18일 문재인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환영의 뜻을 밝힌 문 전 대표와 달리 추 대표의 통합 행보를 바라보는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속 기류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모습이다.
추 대표에 대한 친문 진영의 기대는 “문 전 대표가 하지 못하는 역할을 해 준다”는 데 있다. 친문 진영의 한 의원은 “민주당 당명을 다시 쓰게 되면서 문 전 대표에게 부정적이던 호남 중심의 전통적 야권 지지층에게 어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문 전 대표를 대신해 추 대표가 DJ 적통 계승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경우 문 전 대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 추진 논란에서 드러난 것처럼 추 대표의 거침없는 통합 행보가 자칫 문 전 대표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 통합으로 추 대표는 다시 민주당 이름을 되찾아 온 주역이 됐다”며 “자칫 추 대표가 ‘자기 정치’에 욕심을 낸다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 대표가 이날 무소속 이해찬 의원의 복당 문제를 정식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친문 진영의 속내는 복잡하다. 더민주당 내에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저격수로 같은 충청 출신인 이 의원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의원은 6월 미국 뉴욕서 반 총장과의 만남이 무산된 뒤 “정치는 돌다리가 없어도, 물에 빠지면서도 건너가야 하는데 외교관은 돌다리를 두드리고도 건너가지 않는다. 외교관 캐릭터는 적합하지 않다”며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그러나 주류 진영의 한 중진 의원은 “친노(친노무현)의 좌장 격이던 7선의 이 의원은 친문으로선 부담스러운 존재”라며 “이 의원이 문 전 대표의 경쟁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도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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