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한목소리… ‘반기문’에선 갈라진 여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9일 03시 00분


방미 일정 마친 정진석-우상호 “사드 우려 씻고 동맹 재확인 성과”
“반기문, 유종의 미 집중”“대선출마 굳혀”… 내년 1월 귀국 발언엔 다른 해석

정세균 국회의장과 함께 미국을 방문했던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18일 귀국했다. 두 원내대표는 순방 중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 등 미 의회 지도자들과의 면담에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여야의 의견을 전달하면서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국론이 분열돼 있다는 미 측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조율하는 ‘협치’를 펼쳤던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북핵 위기 상황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성공적인 의원외교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드 배치에 대해 미 의회 지도자들, 군사 전문가들과 만나 보니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제 우리 국민들이 결정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사드 문제에 대해 여야 견해가 다르지만 한미 관계를 훼손할 정도의 논쟁은 아니라고 하니 미 의회 지도자들이 놀랐다”며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경제 제도나 군사 동맹에 있어서 변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의회가 방어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 큰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했다.

방미 기간 만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을 내놨다. 정 원내대표는 “(반 총장이) 임기를 마칠 때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몰입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지금부터 내년 일을 고민하는 듯한 인상은 받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우 원내대표는 “정 원내대표가 (대선 출마를) 권유하니 (반 총장이) 안 하겠다고는 안 하더라”며 “내년 1월에 빨리 귀국해 국민들과 접촉을 세게 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기 때문에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여야 원내대표들이 반 총장을 만난 뒤 반 총장의 향후 행보에 대해 이런저런 관측을 내놓은 것을 두고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를 타진하러 국민 세금을 들여 미국까지 간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함께 순방길에 올랐던 정 의장은 19일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0일에 귀국할 예정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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