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금강산’처럼 불후의 명곡 만들고 싶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0일 03시 00분


‘그리운 금강산’ 작곡가 최영섭씨, 아흔 앞두고 7번째 가곡집 준비
21일 부천시 광원아트홀서 ‘수요음악감상회’ 해설 맡아

아흔 살을 앞두고도 음악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최영섭 작곡가. 광원아트홀 제공
아흔 살을 앞두고도 음악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최영섭 작곡가. 광원아트홀 제공
“지난해부터 작곡한 게 100곡 정도 됩니다. 이 곡으로 올해 말에 7번째 가곡집을 내려고 해요.”

한국의 대표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작곡한 최영섭 씨(87)는 아흔 살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왕성한 작곡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암 투병 등으로 고생하면서도 악보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최 씨가 21일 오후 2시 경기 부천시 원미구 지하철 7호선 부천시청역 근처 복합문화공간 광원아트홀을 찾는다.

광원건설 후원으로 운영되는 광원아트홀은 2007년 9월 문을 열었다. 세계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타계한 달이다. 당시 광원아트홀에서 열린 제1회 추모음악회에서 최 씨는 파바로티의 주옥같은 노래와 한국 가곡을 들려주는 해설가로 나섰다. 2회 때에도 음악해설을 맡기로 했지만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면서 무산됐다. 그리고 다시 9년 만에 광원아트홀 무대에 서게 됐다. 수도권 음악애호가 20여 명이 매주 한 차례 진행하는 ‘수요음악감상회(제40회)’에 그를 초대한 것이다.

수요음악감상회 회원 중 최 씨와 30년 넘게 ‘음악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은 정지연 광원건설 회장(64) 등 4명이다. 정 회장은 광원건설 본사 7층에 자신이 수집한 1920년 이후의 고(古)스피커 10여 개를 전시해 놓고 아트홀을 만들었다. 전시 중인 스피커 중에는 1869년 미국에서 설립된 웨스턴일렉트릭의 나무 없는 철판 재질의 대형 스피커 등 희귀품도 있다. 수요음악감상회 회원들은 취향에 따라 여러 스피커로 한 곡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4∼6시간 이상씩 감상하기도 한다.

최 씨는 이날 시벨리우스, 랠프 윌리엄스 등이 작곡한 음악에 이어 ‘그리운 금강산’ 등 자신의 대표곡 등 10여 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남녀 성악가 2명이 ‘망향’ 등 최 씨의 음악을 부른다. 그는 “‘세계 가곡의 왕’으로 불리는 슈베르트가 남긴 200여 곡보다 훨씬 많은 600여 곡을 작곡했다. 이 많은 가곡 중에서 10곡 정도만 추리려니 너무 어렵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2007년 전에도 그는 음악감상회를 2개나 이끌었다. 최 씨는 “1980년대 중반부터 정 회장 등 30여 명이 참여한 ‘인천음악애호가협회’의 음악감상회와 동아일보사 산하 동아문화센터의 ‘동아음악감상회’에서 음악해설을 20년 이상 진행했다. 와병으로 2007년부터 모두 중단했지만 평생 음악인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인천과 인연이 깊다. 그는 1960년대 인천여중고교 음악교사로 지내면서 인천시립합창단의 전신인 인천시합창단과 인천 중구 내리교회(한국 최초의 감리교회) 성가대를 지휘했다. 2009년 음악인 최초로 정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이승휴문화상’과 ‘율곡문화상’을 수상했다.

광원아트홀(gwarthall.com)은 수요음악감상회에 앞서 20일 오후 7시 정례음악회(광원음악회)를 연다. 파바로티 추모음악회 겸 개관기념음악회인 ‘제110회 음악과 커피 낭만이 있는 음악회’로 꾸민다. 1부에서 DVD를 통해 파바로티 음악을 감상한 뒤 성악가 음악공연이 마련된다. 관람료는 2만 원. 032-228-3040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그리운 금강산#최영섭#수요음악감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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