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발전-철도시설공단 공동 추진
태양광 패널-대용량 저장장치 설치… 4800억 투입… 1200명 고용 효과
장항선은 경부선 천안에서 군산을 거쳐 호남선 익산을 연결하는 160.2km 길이의 철도 노선이다. 일제강점기인 1922년 충남 서부지역인 당진, 서산, 태안 등 이른바 ‘내포지역’의 물자를 서울로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들어졌다.
장항선은 구불구불한 데다 노후화돼 열차 운행이 더디고 지연되는 일도 잦았다. 이에 정부는 2008년부터 철도 직선화를 추진했고, 굽은 철길은 펴졌다. 하지만 기존의 굽은 철도 노선에 위치했던 14개 기차역은 문을 닫아야만 했다. 이렇게 버려졌던 장항선 일부역이 태양광 발전소로 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중부발전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은 20일 대전 철도시설공단 본사에서 협약식을 갖고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에너지신산업 육성을 위해 전국에 위치한 철도 시설과 폐선 용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 사업의 핵심은 폐선 용지에 태양광 패널과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설치해 전기를 만들고 저장하는 것이다. 철도공단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추진된 철도 직선화로 전국의 철도 유휴 용지는 여의도 면적의 5.5배 정도인 1600만 m² 정도다.
중부발전은 이와 관련해 시범사업으로 75km 길이의 장항선 유휴 토지와 경전선 114km 구간에 총 50∼60MW급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후 단계적으로 태양광 시설을 늘려 300MW 수준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소 1기에 달하는 규모로 3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총사업비는 4800억 원으로, 사업 기간 중 12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서울 등 도심에서는 버려진 철도를 공원이나 레일바이크 등 문화시설로 바꿨지만, 인적이 드문 시골에 버려진 철도는 뚜렷한 용도가 없었다”며 “지방의 철도 유휴 용지를 활용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창길 중부발전 사장은 “주민 친화적이고 지역 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명품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철도공단은 폐선 용지를 활용한 사업과는 별개로 철도역사나 주차장, 승강장 등 철도 건물과 건물 용지 내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신축 건물을 중심으로 건물 형태, 하중, 배치 등 설계기준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반영시킴으로써 발전 효율을 개선하고 초기 투자비용을 감축해 민간투자 기회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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