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앞두고 클린턴만 만난 아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1일 03시 00분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 방문
클린턴측 요청으로 50분간 면담 “美日동맹 강화해야” 한목소리
트럼프와 면담 계획은 없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9일 약 50분간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와 만나 북핵 문제 등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미 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현직 일본 총리가 민주 공화 양당 중 한쪽 후보만 만난 것은 이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의 면담은 예정돼 있지 않다.

아베 총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전보장 환경이 더 냉엄해지면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클린턴은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번영을 실현하는 데도 미일 동맹 강화가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클린턴 측 요청으로 성사된 이날 회담으로 양측 모두 기대했던 성과를 거뒀다. 아베 총리는 유력한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꼽히는 클린턴에게서 ‘정권이 바뀌어도 미일 동맹은 계속 강화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확인했다. 이는 클린턴이 당선된다면 짧게는 4년, 길게는(클린턴 재선 시) 8년 동안 아베 총리가 원하는 ‘자위대의 군사력 강화’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아베 총리가 그동안 미국 내 일본 지지 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워싱턴에 뿌린 ‘돈’이 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클린턴 측도 대선 전에 아베 총리와 양자 회동을 성사함으로써 집권 시 미일 안보 체제의 재검토를 주장하는 트럼프와의 차별성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일본은 클린턴이 2009년부터 4년간 국무장관으로 일하며 ‘아시아 중시 정책’의 선두에 선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클린턴은 중국의 해양 진출에 일관되게 비판적이었고 2010년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일 안보조약 적용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아베#미국#대선#힐러리#일본#유엔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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