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JW그룹의 혁신신약 후보물질 공개현장에서 이경하 JW그룹 회장(53)이 밝힌 포부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JW그룹 회장에 취임한 후 처음 언론 앞에 등장했다. 기자간담회를 겸한 이날 행사에서 이 회장은 유방암 표적항암제,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특화된 면역질환치료제 등 2종의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유방암 치료물질은 기존에 없던 신약물질이다. 유방암의 25%는 호르몬과 관계없는 비(非)호르몬성으로 이를 ‘삼중음성 유방암’이라고 부른다. 이 유형의 유방암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다. JW그룹이 발견한 물질이 바로 이 유형의 유방암 치료에 적합하다. JW그룹 관계자는 “비아그라처럼 세상에 없던 물질을 발견한 것과 비슷하다”라고 자평했다.
또 지금까지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염증 치료제와 가려움증 치료제를 따로 복용해야 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물질이 약으로 개발되면 두 질환을 하나의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JW그룹은 내년에 일본 주가이제약과 협의해 이 두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이와 별도로 후보물질 제조 기술을 해외 제약사에 수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JW그룹에 따르면 이 모든 연구는 C&C신약연구소가 주도했다. JW그룹과 주가이제약이 1992년에 절반씩 투자해 만든 연구소다. 현재 JW그룹은 두 후보물질 외에도 줄기세포치료제 등 총 8종의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한 상태다. 연구소 설립 후 24년간 기초연구에만 1200억 원을 쏟은 결과다. 이 회장은 “20년 넘게 기초연구에 투자한 제약사는 JW가 유일할 것”이라며 “우리가 최초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한 셈”이라고 자부했다.
2012년에는 연구소에 ‘코어 테크놀로지 플랫폼’도 구축했다. 각종 질환과 유전자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해 놓고, 프로그램으로 효과를 검증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실험을 직접 하지 않고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과를 예측할 수 있어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박찬희 C&C신약연구소 탐색연구센터장은 “보통 탐색에서 동물실험을 거쳐 후보물질에 도달하기까지 8∼10년 걸리지만 이 DB 덕분에 신약 개발에 착수한 지 6년 만에 결과물을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 회장은 “글로벌 수준의 플랫폼을 구축해 세계적인 롤 모델을 만들었다”며 “기존 신약을 개량하는 게 아니라 진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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