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서울 최대 백화점… 진격의 정지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2일 03시 00분


현대백화점 사업확장 진두지휘

여의도에 서울 시내 최대 규모 백화점이 2020년경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형 쇼핑단지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업무시설 위주였던 여의도가 쇼핑, 호텔,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서울의 관광 중심지로 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신축되는 대형복합시설 ‘파크원(Parc 1)’ 내 상업시설을 운영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이날 밝혔다. 27일 파크원 개발시행사인 ㈜Y22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임차 기간은 최대 20년으로 연간 임차료는 300억 원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파크원 조감도.
현대백화점 파크원 조감도.
파크원은 LG트윈타워와 국제금융센터(IFC) 사이 4만6200m²(약 1만4000평) 부지에 세워질 오피스·호텔·쇼핑몰 단지다. 2007년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아 공사에 착수했지만 2010년부터 6년간 소유주 간 분쟁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그러다 최근 NH투자증권이 금융주간사회사로 나서 7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현대백화점은 이곳에 서울 시내 최대 규모의 초대형 백화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파크원 백화점 규모는 지하 7층∼지상 9층으로 영업 면적만 8만9100m²(약 2만7000평)에 이른다. 롯데월드몰을 포함한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뺀다면 현재 서울 시내 최대 규모 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8만6500m²)이다.

여의도는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에 위치했지만 쇼핑단지 개발 속도는 타 지역에 비해 늦은 편이었다. 2013년 IFC몰, 콘래드호텔이 생겼지만 서울의 대표 상권으로 부상하기에는 미흡했다. 그러나 최근 63빌딩에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이 들어서고 마포, 용산 아파트 단지 개발과 함께 인근 거주 인구가 늘면서 여의도의 잠재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근의 영등포, 동작, 마포, 용산구에만 약 15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가 인접해 있고, 주변에 서울과 경기 및 인천 지역을 오가는 40개 버스 노선이 운행되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이 여의도 진출을 결정한 것도 여의도의 이런 잠재력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미 인근 서대문구(신촌점), 구로구(디큐브시티점), 양천구(목동점)에 세 개 지점을 갖고 있지만 여의도 파크원 백화점을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포석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이 직접 개발 콘셉트와 방향을 잡는 등 이번 사업 추진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파크원에 들어서는 현대백화점을 대한민국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며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일종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개발하겠다”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여의도 출점은 정 회장의 최근 공격 경영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정 회장은 최근 SK네트웍스 패션부문, 동양매직 인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출점 전략도 공격적이다. 2019년 문을 열 경기 동탄, 남양주 아웃렛까지 포함하면 향후 5년 안에 수도권에만 18개의 백화점 및 아웃렛 점포를 갖게 된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여의도#백화점#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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