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 600도 냉각해 금속 강도 2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2일 03시 00분


기계硏, 美 400도 냉각기술 넘어서
기름 아닌 물 이용… 환경오염 줄여

자동차, 선박 등에 사용되는 금속 재료를 최대 2배 더 단단하게 만드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정호 한국기계연구원 극한기계연구본부 책임연구원 팀은 냉수 담금질 과정을 통해 1초에 600도 이상 금속 소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짧은 시간에 온도를 많이 내릴수록 금속조직이 치밀해지는 ‘마텐자이트’ 현상이 더 잘 일어나 표면이 더 단단해진다.

연구진은 사방에서 냉각수를 균일하게 분사해 초당 600도 이상 금속의 표면 온도를 낮추는 초급속 냉각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 기술은 초당 400도를 냉각한다. 개발한 방식으로 실험한 결과 금속이 잡아당겨지거나 눌렸을 때 갈라지거나 늘어나지 않고 견디는 성질이 200%까지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담금질 과정은 기름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폐기름이 발생해 환경오염 우려가 높다는 문제도 있었다. 이 기술은 냉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이 거의 없어 산업현장에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5년 세계 열처리 시장 규모는 264조 원 규모에 달한다.

이정호 연구원은 “자동차, 조선, 풍력발전기 등에 사용되는 핵심 기계부품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간 해외에 의존해 오던 냉각 기술의 국산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학술지 ‘열전달 저널(Journal of Heat Transfer)’ 7월 8일자에 실렸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기자 yskwon@donga.com
#냉각#금속#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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