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계리 3번 갱도에 위장막… 6, 7차 동시 핵실험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2일 03시 00분


[北 연쇄도발 움직임]
3번 갱도, 한번도 핵실험 안해… 2∼5차 실험 2번 갱도에도 위장막
軍 “北 언제라도 감행할수 있어”… 핵무기 대량양산 시험 가능성

북한이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중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았던 3번 갱도에 대형 위장막을 설치했다. 한미 군 당국의 감시를 피해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동시에 ‘신형 대출력 발동기(엔진)’를 이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나서는 등 ‘몰아붙이기식 위협’을 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3번 갱도 입구에서는 흙 자갈 등을 이용한 갱도 되메우기, 핵탄두 및 계측장비 반입 등 핵실험 준비작업을 은폐할 목적으로 추정되는 대형 위장막이 발견됐다. 군 당국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실시(9일)하기 몇 주 전 위장막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5차 핵실험이 진행된 2번 갱도 입구에도 여전히 위장막이 설치돼 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북한이 2번 갱도의 가지 갱도 또는 3번 갱도에서 6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갱도 되메우기 작업을 야간에 하는 등 은폐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어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도 “위장막을 설치한 것으로 볼 때 언제라도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6, 7차 핵실험을 하루에 연쇄적으로 감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여러 변수가 있지만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표준화에 성공했다면 이번엔 핵탄두를 양산하기 위한 시험이나 개량형 탄두 폭발 시험을 위해 하루에 여러 번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6차 핵실험과 동시에 ICBM 시험 발사에 나서는 초고강도 도발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20일 추진력 80tf(톤포스·80t의 추력)의 엔진을 200초간 연소시키는 ‘신형 위성 운반 로켓용 엔진 연소 시험’에 성공했다고 선전했다. 이 엔진 두 개를 묶으면 미국 본토나 태평양까지 타격 가능한 이동식 ICBM 엔진으로 전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6월에 사거리 3500km로 추정되는 무수단 미사일을 수직에 가까운 고각으로 발사해 고도 1400km까지 올려 보내면서 사거리를 400여 km로 줄인 방법을 ICBM 시험 발사에도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의 신형 로켓 엔진 두 개를 묶으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장착 가능한 길이 20m 이내의 ICBM을 제작할 수 있다”며 “수직에 가까운 고각 발사를 할 경우 대기권 재진입 속도가 너무 빠르고 탄두 자세 제어가 안 돼 군사적 효용성은 없지만 미국을 위협하는 효과는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풍계리#갱도#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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