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창업 전문가 상주시켜 상담… 최장 2년 휴학 허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4일 03시 00분


[토요판 커버스토리]취업에서 창업으로… 대학들도 무게 중심 이동

 애견분양소와 애견인을 이어주는 애견 분양 중개업체 ‘푸움’, 메신저를 통해 우울한 속내를 털어놓고 전문 심리사에게 자문할 수 있는 ‘트로이스’. 모두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아이템으로 대학생들이 학교의 지원을 받아 일군 사업이다.

 대학가에 이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벤처가 늘고 있다. ‘취업’에서 ‘창업’으로의 변화를 읽은 대학도 창업 친화적인 학사 제도와 프로그램을 신설해 학생들의 창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뜨거운 캠퍼스 창업 열기


 서울대에는 창업만을 위한 4층 규모의 ‘창업가정신센터’가 있다. 층마다 창업을 돕는 전문가가 상주해 있다. 1, 2층에서는 동문 멘토단을 만나거나 창업에 필요한 법률, 세무, 회계 등 전문적인 상담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학내 창업동아리와 스타트업이 3층에 자리하고 있다. 4층에서는 창업 관련 행사가 자주 열린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이 센터를 열면서 “모든 에너지를 동원해 학생들의 창업을 도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창의·창업 공간을 표방해 ‘π-Ville(파이빌)’을 만든 고려대도 적극적이다. 학생들의 창의성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건물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총 38개의 컨테이너를 감각적으로 연결한 이곳은 창업 아이템들이 현실화되는 공간이 될 예정이다. 창업가 양성 플랫폼인 ‘스타트업 연구원’도 오픈했다. 이곳은 창업자 간 네트워킹의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연세대는 교내 정문 옆 지하보도 공간을 ‘창작놀이센터’로 탈바꿈시켰다. 학생들끼리 창업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전문가에게 자문할 수 있는 창업카페가 들어섰다. 정문 옆에 설치돼 학생들이 언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학교를 창업 캠퍼스로 진화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취임 이후 교내 창업지원단이 연 창업 관련 과목만 20여 개다.

창업 학점 주고 장기휴학도 보장

 성균관대는 3월부터 기존 휴학기간과 상관없이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최장 2년의 휴학을 허용하기로 했다. 숭실대는 창업 동아리나 창업 인턴 프로그램을 신청한 학생에 한해 최대 18학점을 인정하는 창업학점인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창업을 목표로 하는 대학원을 개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KAIST는 이번 학기에 창업 경험을 가진 교수들로 구성된 ‘창업융합전문 석사과정’을 신설했다. 과정을 수료하면 논문을 쓰지 않아도 학위가 수여된다. 부산대도 기술창업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원광대는 과마다 창업과목이 열리는 1학과 1창업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창업 자금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동국대, 계명대, 원광대 등은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가진 대학생 창업 동아리에 자금을 지원한다. 동국대에서는 학교 지원을 받은 벤처 중 3곳이 지난해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계명대 경영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오민택 씨(25)는 대학으로부터 1억 원을 지원받아 ‘리브로’라는 회사를 차릴 수 있었다. 리브로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자전거용 블랙박스 전조등을 만드는 회사다.

 이광근 동국대 창업지원단장은 “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곳이 아닌 새로운 가치를 실현하는 곳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미래 발전과 가치를 감안할 때 대학의 창업 바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단비 kubee08@donga.com·김동혁 기자
#창업#휴학#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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