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동안 254편의 독자 서평이 투고됐습니다. 이 중 한 편을 선정해 싣습니다.
현대사회는 물질적 풍요를 이뤘지만 삶의 질이 더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보는 풍성해졌지만 보다 가치 있는 정보를 얻는 데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고 나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그 가치를 가늠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행복해지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대인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즉,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미움 받을 용기’를 가짐으로써 나다운 것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그 원칙을 스스로에게 적용시켜 보아도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심리학을 10년 넘게 공부하고 있는 나로서도 가끔은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라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나 역시 한 마리 고양이의 집사로서 ‘다른 집사의 삶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었다. 저자는 세 마리 고양이와의 만남과 그 고양이들을 모시면서(?) 겪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고양이로부터 얻은 ‘심리학적 깨달음’을 소개한다. 비교와 경쟁에 지친 현대인에게 용기나 변화를 가지라고 하기보다는 무심해져도 괜찮다는 위안을 준다.
고양이를 기른 후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자기 멋대로인 데다 개처럼 주인에게 충성하지도 않는데 왜 기르니?”였다. 고양이를 기르며 느끼는 행복을 설명하고 공감시키기는 쉽지 않다. 도도하고 훈련시키기 어려운 고양이와 산다는 것은 책 제목처럼 고양이의 눈치를 보는 ‘소심한 집사’가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행복해질 수 있는 힌트가 숨어 있다. 고양이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위주로 사는데도 주인에겐 늘 사랑스러운 존재다. 귀여운 아기 고양이와 수려한 외모의 품종묘 속에서도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고양이는 어느 것인가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길고양이 출신의 열 살 먹은 내 고양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내 고양이가 사랑받고 아름다워 보이기 위해 나에게 어떤 노력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책을 통해 ‘부족할지라도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라는 명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때로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온전히 봐주길 바라는 것이 상대방에게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럴 필요 없다. 책 속 세 마리 고양이에게 매력을 느낀다면 당신 역시 그 자체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