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 거래를 하고 술 접대를 받은 사실은 맞지만 사기 횡령사건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이라 대가성이 없다.”(김형준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5기)
“오랜 친구 사이라고 해서 다 접대하나? 필요할 때 김 부장검사의 도움을 받기 위한 접대였다.”(사업가 김희석 씨·46·구속 기소)
‘스폰서·사건 무마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김 부장검사와 그의 고교 동창 김 씨가 25일 다시 검찰에 불려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김 부장검사는 오랜 친구 간의 단순 거래라고 주장한 반면 김 씨는 ‘검사 친구 관리’ 차원이었다고 했다. 이들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검찰은 결국 이날 둘을 같은 방으로 불러 대질조사도 병행했다.
앞서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23일 오전 김 부장검사를 비공개 소환해 다음 날 오전 7시 30분까지 23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날 김 씨도 불러 두 사람 사이의 금전 거래와 향응 제공에 관한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양측의 진술을 비교했다.
두 사람은 전반적인 돈 거래와 향응 접대 사실관계에 대해선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부장검사는 “당초 처음 제기된 의혹대로 1500만 원만 급하게 빌렸을 뿐이다. 김 씨와는 자주 만나던 사이도 아니었다”며 깊은 교분이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같은 층 다른 방에서 조사를 받던 김 씨는 “급전이 필요할 때 찾던 김 부장검사가 사건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처럼 말하고는 멀어졌다”며 “배신감을 느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검사는 24일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10초간 고개를 숙이고는 “응분의 처분을 달게 받고 평생 참회와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뇌물 혐의를 적용해 김 부장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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