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의 옛 애인 부른 트럼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6일 03시 00분


[막오른 美대선 TV토론]
‘부적절 관계’ 플라워스 방청석에… 클린턴측은 ‘트럼프 저격수’ 초청

 26일 열리는 미국 대선 첫 토론회에선 ‘게스트 맞대결’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대 후보가 가장 불편해할 손님을 초청해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캠프는 23일 ‘트럼프 저격수’로 불리는 억만장자 벤처투자자이자 미 프로농구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인 마크 큐번(58)을 방청석 맨 앞자리에 앉히겠다고 밝혔다. 앞서 클린턴 공개 지지를 선언한 큐번은 여러 차례 트럼프를 맹공하며 “트럼프가 당선되면 증시가 20% 이상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3일 ABC방송에 “트럼프는 대통령 될 자질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토론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매우 기대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0년대 아칸소 주지사 시절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제니퍼 플라워스(66·사진) 카드를 내밀며 맞불을 놨다. 나이트클럽 파트타임 가수이자 아칸소 주 정부 임시직원이었던 플라워스는 모니카 르윈스키, 폴라 존스로 이어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퍼게이트’ 첫 장을 연 인물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2년 대선 때는 플라워스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부인했지만 당선 후엔 이 사실을 인정했다. 트럼프 캠프의 초청을 받은 플라워스는 24일 뉴욕타임스에 “토론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자 남편의 옛 애인까지 생방송 토론회에 등장할 것으로 보이자 행사를 주관하는 대선토론위원회(CPD)가 특정 게스트의 참석을 제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프랭크 패런코프 주니어 CPD 공동의장은 플라워스의 토론회 참석 소식이 알려지기 전 CNN 인터뷰에서 “상대 후보를 방해하기 위한 게스트 초청은 지양돼야 한다”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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