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격랑, 흔들리는 세계질서]
“득표 앞선 클린턴에 투표를” 압박… 결과 뒤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어
클린턴 “e메일 추가 수사 치명타”
“(도널드 트럼프는)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들은 트럼프 당선을 막기 위한 최후 보루로 선거인단 투표가 열리는 12월 19일을 선택했다. 트럼프가 승리한 주의 선거인단 290명은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기로 서약돼 있지만 이 서약을 물리고 클린턴에게 표를 던져 달라는 온라인 청원운동에 나섰다.
이 청원운동은 클린턴이 전국 득표에선 47.8%로 47.3%의 트럼프를 60만 표나 앞섰다며 시민의 뜻에 따라 서약을 물리고 불충실한 선거인단(faithless elector)이 돼 클린턴에게 투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13일까지 380만 명 이상이 서명해 목표치인 450만 명 달성에 불과 65만 명가량 남겨 두고 있다. 미국 50개 주 중 21개는 선거인단이 자신이 투표하기로 서약한 후보에게 표를 던질 법적 의무가 없다.
하지만 청원이 목표치를 달성해 일부 선거인단의 마음을 돌려놓는다고 하더라도 대선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 역사상 ‘불충실한 선거인단’은 총 22차례나 발생했지만 선거 결과가 바뀐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가장 최근인 2004년엔 존 케리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기로 한 미네소타 주의 선거인단 한 명이 케리 대신 부통령 후보 존 에드워즈에게 투표해 서약을 어긴 경우가 있었다. 2000년에도 앨 고어에게 표를 던지기로 서약한 수도 워싱턴의 선거인단 한 명이 이름을 써내지 않은 경우가 있었으나 선거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클린턴은 12일 후원자들과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선거를 일주일 남기고 터진 연방수사국(FBI)의 e메일 스캔들 추가 수사 결정이 “우리의 추진력을 막았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하지만 일부 클린턴 열성 지지자들은 “개인적 책임을 피하려는 클린턴의 반응”이라며 반발했다. 대형 은행에서 강연하며 수백만 달러를 받고 백인 노동자 계층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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