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정 정상화 고심” 형식적 답변
與 “조기전대” “당 해체” 집안싸움… 野, 구체적 해법 없이 “퇴진”만 외쳐
머리맞대 ‘질서있는 로드맵’ 마련을
檢, 朴대통령 15일이나 16일 대면조사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거대한 촛불 민심이 12일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이날 촛불시위 참여 인원은 서울에서만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에 달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최대 규모다. 박근혜 정권이 사실상 ‘통치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국가 리더십 붕괴에 ‘트럼프 리스크’ 등 국내외 위기 요인이 산적한 상황에서 더 이상 혼란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권 위기’를 ‘국가 위기’로 키워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13일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형식적 답변만 내놓았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여야 협의를 거쳐 중립내각이 출범하는 즉시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조기 전당대회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야권이 ‘이정현 지도부’와의 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이날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당 해체 추진을 공식화했다. 새누리당 의원 129명 중 42명이 참석한 비상시국회의에선 박 대통령 탄핵 주장도 터져 나왔다. 김무성 전 대표는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의 길로 가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분당(分黨) 수순에 돌입한 셈이다.
국정 정상화의 열쇠를 쥔 더불어민주당에선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빨리 하야(下野)하는 게 정국 수습”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후 국정 정상화의 로드맵은 내놓지 않았다. 서로 공을 떠넘기는 백가쟁명식 논쟁으로 국가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박 대통령의 임기 단축 선언→과도정부 구성→질서 있는 조기 대선 준비’와 같은 제3의 대안도 나오고 있다. 이 또한 박 대통령의 결단이 전제돼야 한다. 여야와 청와대가 모든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새로운 국가 리더십을 창출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15, 16일 중 헌정 사상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대면 조사한다. 검찰은 13일 청와대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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