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첫 200일 무역정책’ 문건 공개
美 무역정책 근본적 전환 예고… NAFTA 개혁도 우선순위 포함
200일 되는 내년 7월 탈퇴 결정… 부시 “분노로 정책 추진해선 안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70)은 취임 첫날인 내년 1월 20일 중국이 환율을 조작했는지 조사하기 위한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다고 CNN이 정권 인수위원회 문건을 입수해 15일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중국을 향한 ‘무역 공격’을 실천에 옮길 경우 미중 간 무역 전쟁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CNN이 공개한 ‘취임 첫 200일간의 무역정책’ 문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4년간 중점적으로 펼칠 무역정책을 총망라하고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또는 철회를 비롯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중단, 불공정 수입 중단, 불공정 무역관행 중단, 양자 무역협정 추진 등 5개 원칙이 뼈대를 이루고 있다. 인수위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계획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세계화 세력들과 단절하는 것”이라며 “새 무역협정은 미국 노동자와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혀 무역정책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트럼프는 취임 첫날 중국을 상대로 환율 조작 조사를 위한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뒤 취임 100일째인 4월 말까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결론을 내겠다는 구체적 일정을 제시했다.
NAFTA 개혁도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포함됐다. 트럼프가 취임 첫날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NAFTA에서 탈퇴할 때 어떤 문제가 있을지 연구하도록 지시하면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NAFTA 회원국인 멕시코, 캐나다에 통화정책과 원산지 문제, 환경 기준 등을 개정하겠다고 통보한다. 트럼프는 취임 200일이 되는 7월 전후에 NAFTA에서 탈퇴할지를 최종 결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NAFTA 탈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캐나다 멕시코 등과 양자 무역협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문건 내용은 전반적으로 트럼프가 지난달 23일 펜실베이니아 주 게티즈버그 유세에서 밝힌 취임 100일 구상과 비슷하다. 당시 밝힌 무역정책 중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산업 관련 규제 철폐는 이번 200일 계획에서 구체화되지 않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나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공약도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 주 댈러스 대통령도서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분노를 갖고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NAFTA에 대해 “미국은 멕시코, 캐나다와 파트너가 된 덕에 중국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NAFTA는 미국, 멕시코, 캐나다 모두에게 이익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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