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9일 오후 7시 3분부터 직무정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촛불의 탄핵]朴대통령 직무정지
국무위원 간담회서 눈물 비쳐

 9일 오후 7시 3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가 청와대에 전달되면서 박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다. 이후 박 대통령은 관저에서 긴 칩거에 들어갔고 청와대에는 깊은 적막이 흘렀다. 

 이날 오후 5시 열린 국무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때때로 목소리가 잠기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약 5분간 이어진 공개발언에서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참으로 괴롭고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최근의 일로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추진해 온 국정과제들까지도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위한 국정과제만큼은 마지막까지 중심을 잡고 추진해 달라”고 내각에 당부했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취임 이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해 온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정책이 좌초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업 구조조정 가시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겨울철 취약계층 대책 등도 꼼꼼하게 챙길 것을 내각에 주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직무가 정지되기 전까지 국정을 하나라도 더 챙기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국무위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청와대 참모들도 국회 탄핵안 표결에서 예상 밖으로 많은 찬성표가 나오자 침통한 분위기였다.

 앞으로 박 대통령은 국군통수권, 공무원 임면권을 비롯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일절 행사할 수 없고 국무회의 주재 등 국정 관련 업무도 중단된다. 다만 대통령이라는 신분은 유지되기 때문에 경호와 의전은 변함없이 제공된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관저에서 주로 머물며 본격적인 법리 투쟁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 탄핵 심판과 특검의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야권의 ‘즉각 하야’ 요구를 수용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탄핵#직무정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